열무의 계절이 왔다.

초여름 김칫거리로 가장 많이 쓰이는 열무.
열무 중에서도 경기 고양의 '일산 열무'는 상(上)품으로 꼽힌다.

고양시, '일산 열무' 지킨다…지리적표시제 등록 추진
황교익 맛 칼럼니스트는 자신이 저서 '팔도식후경'에서 "일산 열무는 한강이 범람하면서 만들어 놓은 충적지에서 자라 뿌리가 튼실하고 잎 등의 조직이 단단하며 철분과 미네랄이 많아 특유의 식감을 느낄 수 있다"고 소개하기도 했다.

◇ '일산 열무' 지리적 표시제 내달 심사…타지역 상품과 차별화
일산 열무가 소비자와 시장에 인기를 얻으면서 전국 각지에서 일산 열무 종자로 상품을 출하하고 있다.

문제는 표기 또한 '일산 열무'로 해서 판매 중이라는 것이다.

아직은 이에 대해 제재할 방법이 없다.

타지역에서 재배한 '유사' 일산 열무가 농약 검출 등 문제가 발생할 때마다 '진짜' 일산 열무 농가가 피해를 보고 있는 이유다.

고양시, '일산 열무' 지킨다…지리적표시제 등록 추진
일산 열무 주 생산지는 고양시 일산동구 장항동과 백석동 일대로, 재배 면적은 총 107㏊에 달한다.

연간 생산량은 약 1만7천925t이다.

고양시는 일산 열무 생산 농가 소득을 증가시키고 상품의 경쟁력 강화를 위해 '일산 열무'의 지리적표시제 등록을 추진 중이라고 30일 밝혔다.

지리적표시제 등록은 다음 달 심사 예정이다.

지리적표시제란 농수산물의 명성·품질 기타 특징이 본질적으로 특정 지역의 지리적 특성에 기인하는 경우 그 특정 지역에서 생산된 특산품임을 표시하는 제도다.

우수한 지리적 특성을 가진 농산물과 가공품의 지리적표시를 등록·보호함으로써 지리적 특산품의 품질 향상과 지역특화산업으로의 육성을 위해 마련됐다.

'보성녹차'는 국립농산물품질관리원 지리적 표시등록 제1호다.

일산 열무의 경우 타 주산지 열무와 쉽게 구별하기 위해 열무 단 작업 시 '일산 열무'라고 인쇄된 빨간 띠를 사용하고 있지만, 일반 소비자에게 구별이 쉽지 않다.

◇ 수도권 텃밭 '일산'에서 키운 열무…향과 식감 좋아 '인기'
일산지역은 예로부터 '수도권 텃밭'으로도 불렸다.

일찍이 일산지역에 근교농업이 발달했다.

1960년대부터는 시설채소 재배의 발달로 일산지역에서 열무가 다량 생산되기 시작했다.

당시 수도권 지역의 대표적 시장 역할을 한 모래내시장까지 일산은 수색을 거쳐 신촌에 이르는 최단 거리로 신선한 열무를 출하했다.

고양시, '일산 열무' 지킨다…지리적표시제 등록 추진
상품 판로 이동 거리가 짧아 출하 이후 수분 손실과 물리적 상해 등 품질 저하가 적다.

그 명성이 서울과 수도권 지역을 중심으로 널리 알려지기 시작했다.

또, 한강 변의 충적평야 지대로 이뤄져 토양 내 유기물 함량이 풍부하다.

열무 재배지 조성과 관리가 쉬운 평야지로, 품질이 우수한 열무의 생산 요건을 갖췄다.

1977년에 기록된 고양군지에는 '화훼, 고등 채소(열무)를 많이 재배하고 있으며, 중심부를 관통하는 공릉천과 창릉천이 관개 이용에 적합해 한강 유역의 평야는 대단히 비옥하다'고 나와 있다.

이재준 시장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인한 피로감과 무더위로 지치기 쉬운 계절에 '일산 열무'로 기운을 얻을 수 있길 바란다"면서 "맛과 영양이 풍부한 '일산 열무'를 지리적표시제로 등록해 우리 시만의 명품 농산물 수호와 홍보에 앞장서겠다"고 밝혔다.

시는 '일산 열무 지리적표시제 등록'에 앞서 일산 열무 알리기에 발 벗고 나선 상황이다.

홍보 영상을 제작해 유튜브에 게재( https://www.youtube.com/watch?v=Qx_RTlMjh74 )했으며 다음 달 고양 소식지에도 일산 열무를 소개한다.

한편 '고양시 특화농산물 육성 및 지원에 관한 조례'가 공포를 앞두고 있다.

고양시 일산 열무와 가와지 1호 쌀, 원당 두부 등 고양시를 대표하는 농산물을 육성하고 지원하기 위해 제정됐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