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파고 무너뜨린 대국 NFT 2억5천만원에 낙찰
이세돌, NFT도 신의 한 수?…"바둑계도 변하지 않을까"

대체불가토큰(NFT·Non-Fungible Token)이라는 새로운 화두를 들고 나타난 이세돌(38)은 "NFT로 바둑계도 조금은 변화할 수 있지 않을까"라고 예상했다.

바둑계의 풍운아 이세돌은 2019년 11월 한국기원에 사직서를 제출하고 프로바둑 기사에서 은퇴했다.

그해 12월 국산 바둑 인공지능(AI) '한돌'과 대국을 끝으로 이세돌은 홀연히 바둑계를 떠났다.

종종 TV 방송에 얼굴을 비추다 두문불출하던 이세돌은 지난 11일 블록체인 스타트업 '22세기미디어'와 함께 자신의 대국을 NFT로 발행했다는 소식을 알렸다.

NFT는 특정 디지털 파일에 대한 소유권을 위변조 불가능하고 탈중앙화한 블록체인 형태로 발행해 보관하는 것으로, 흔히 '디지털 진품 증명서'로 알려졌다.

디지털 수집품의 일종으로 주로 예술계에서 호응을 얻고 있는 분야인데, 이세돌이 이를 바둑계로 끌고 온 것이다.

이세돌이 발행한 NFT는 2016년 3월 13일 구글 딥마인드의 바둑 AI '알파고'와 벌인 5번기의 네 번째 대국이다.

이 대국에서 이세돌은 180수 만에 불계승을 거뒀다.

이는 인간이 알파고에 승리한 처음이자 마지막 대국이다.

이세돌이 알파고를 무너뜨린 '백 78수'는 '신의 한 수'로 회자하고 있다.

이세돌, NFT도 신의 한 수?…"바둑계도 변하지 않을까"

이세돌은 연합뉴스 전화 통화에서 "저에게 가장 의미 있는 대국을 기념하고 싶었다"고 밝혔다.

단순히 개인적으로 기념하기 위해 NFT를 발행한 것은 아니었다.

이세돌은 이 NFT를 경매에 부쳤고, 낙찰가 약 2억5천20만원에 판매했다.

이세돌은 "가치는 다른 사람이 부여해주는 게 아닐까"라며 NFT를 경매에 부쳐 가격으로 평가받은 이유를 밝혔다.

바둑은 최근 스포츠로 자리매김하고 있지만, 이세돌은 자신을 "바둑을 예술로 배운 거의 마지막 세대"라고 소개했다.

NFT 발행으로 바둑의 예술적 가치를 재조명한 이세돌은 "앞으로 바둑계 쪽으로도 이런 일이 많이 생길 것 같다"고 예상했다.

그는 "가령 중요한 대회의 우승자가 결정되는 대국이 있다면, 이 대국을 NFT로 만들기로 미리 이야기하고 기념비적인 대국을 만들어도 나쁘지 않을 것 같다"고 제안했다.

NFT라는 낯선 개념도 바둑에 스며들 수 있는 일이라고 이세돌은 전망하고 있다.

그는 "NFT가 어느 정도 성공을 거둔다면 바둑계에도 영향이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바둑계는 이세돌이 알파고에 1승 4패로 완패하면서 충격을 받았지만, 지금은 인공지능을 가장 적극적으로 받아들이는 분야가 됐다.

현재 프로기사들은 인공지능으로 바둑을 배우고 분석하고 연구한다.

이세돌은 자신도 평소 블록체인에 호기심과 관심은 있었지만, 사실 22세기미디어의 제안을 받기 전까지는 NFT 발행을 생각하지 않았다면서 "개념이 재밌더라. 뭔가 일이 생길 수 있겠구나 싶었다"고 말했다.

이세돌은 향후 자신의 행보에 대해서는 "저도 궁금하다"며 웃었다.

그는 "은퇴 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터져서 뭘 하기에 타이밍이 안 좋더라"라며 새로운 활동을 시작할 기회를 엿보고 있다고 밝혔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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