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노조법 시행 앞두고 비종사 조합원 노조활동 관련 가이드 공개
"노조활동은 정당성 갖춰야"…명확한 법 기준 마련 요구도

오는 7월부터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개정으로 해고자·실업자의 기업별노조 가입과 사업장내 노조활동이 가능해짐에 따라 경제단체들이 기업의 대응방안을 담은 가이드를 내놨다.

16일 대한상공회의소, 한국경영자총협회, 중소기업중앙회, 한국중견기업연합회는 '비종사 조합원의 사업장내 노조활동 관련 가이드'를 공동 발표했다.

경제단체들은 "노조법 개정으로 해고·실업자들의 기업별 노조 가입과 사업장내 노조활동이 가능하게 됐지만 노조활동 허용범위와 기준이 구체적이지 않아 혼란과 분쟁 가능성이 큰 상황"이라며 "이에 대한 준비가 막막한 기업들을 지원하고 분쟁을 예방하기 위해 관련 판례 분석과 법무법인의 자문을 바탕으로 가이드를 마련했다"고 설명했다.

가이드는 해고자·실업자 조합원에 대한 ▲ 기본원칙과 대응방향 ▲ 사업장 출입 관련 기준 ▲ 사업장내 노조활동 관련 기준 ▲ 부당노동행위 해당여부의 기준이 되는 DOs & DON'Ts(행동수칙) ▲ 표준 사업장내 노조활동 규칙을 담고 있다.

가이드에 따르면 해고·실업자의 경우 회사와 무관한 제3자이므로 신분증과 출입증 교환, 이동시 출입증 패용, 노조에 출입자 신원과 출입목적 확인 요구 등을 통해 소속 근로자보다 출입 절차를 강화할 수 있다.

또 비밀·중요시설 등 출입제한구역이나 안전·보안상 통제구역은 출입을 제한할 수 있고, 특별한 사유가 없을 경우 업무시간 중에만 출입을 허용할 수 있다.

해고자·실업자의 사업장내 노조활동은 주체·목적 등 정당성을 갖춰야 한다.

개인의 이해관계가 아닌 노조를 위하거나 노조의 승인을 받은 활동이어야 하며 이들의 활동이 기업의 사업 운영이나 작업·시설관리에 지장을 줘서는 안된다는 설명이다.

가이드에는 기업의 출입·활동 제한행위가 부당노동행위에 저촉되지 않도록 상황별로 'DOs & DON'Ts'도 예시했다.

예를 들어 사업장 출입의 사전조치로 사전통보를 요구할 수 있지만 지나치게 이른 사전통보는 요구해서 안되고, 사업장 출입 목적이 정당한 노조활동을 위한 것이 아니면 거부할 수 있으나 상세한 활동 계획을 요구하는 것은 금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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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표> ‘상황별 DOs & DON'Ts’ 주요내용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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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DOs │ DON'Ts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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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전조치│-사업장 출입 전 통보 요청 │?-지나치게 이른 사전통보 요구 │
│ │(일시·장소·목적·인적사항 등) │- 구체적인 활동계획서 요구 │
│ │-개인정보수집동의서 등 징구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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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입 │-목적이 부적절한 경우 거부 │-특별한 사유 없는 출입거부 │
│ │-합리적 사유로 장소 제한 │?-상세한 목적·활동계획 요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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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조활동│-출입신고내용 준수 요구 │-모든 활동 감시(촬영·녹음) │
│ │-신고내용 위반시 중지·퇴거 │-정당한 사유 없이 활동 저지 │
│ │?-예상치 못한 사업지장 발생시 설│ │
│ │명 후 중지·퇴거 요구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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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이드는 법 시행전에 기업들이 '사업장내 노조활동 규칙'을 미리 제정할 것을 권고하면서 표준 규칙을 예시했다.

유일호 대한상공회의소 고용노동정책팀장은 "개정 노조법은 기업별노조체제인 우리나라 특성을 고려하지 않고 해고자·실업자의 사업장 출입·활동을 허용해 노사관계를 불안하게 만들고 있다"며 "현장의 불안감을 해소하려면 비종사자의 사업장 출입·활동에 대한 기준을 법에 명확하게 규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