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강 투신 시도 막아…소방서장 표창 예정
고교생 4명이 마포대교에 매달린 20대 붙잡아 구조
고등학생 4명이 한강 다리에서 극단적 선택을 하려던 20대 청년을 구조해 소방서장 표창을 받게 됐다.

13일 서울시 소방재난본부에 따르면 지난 1일 오전 2시 11분께 마포대교 북단 방향 두 번째 생명의전화 근처에서 투신하려는 남자가 있는 것을 수난구조대가 CCTV로 발견하고 신고해 인근 영등포소방서가 출동했다.

소방대가 현장에 도착했을 때는 이 남성을 경찰관과 일반 시민 네 명이 붙잡고 있었다.

이 시민들은 환일고등학교 3학년에 재학 중인 학생들이었다.

이들은 밤늦게까지 독서실에서 공부하다 산책 겸 인근 한강에 갔다 오던 중 이 위급한 현장을 목격했다고 한다.

당시 난간에 매달려 있는 남성을 경찰관이 붙잡고 있는 것을 보고, 지체 없이 달려가 남성을 함께 붙잡았다.

그 사이 현장에 도착한 소방대는 대교의 안전 와이어를 절단하고 난간을 넘어가 신속하게 구조를 완료할 수 있었다.

최초 신고 접수 후 8분 만에 벌어진 일이다.

학생 중 한 명인 정다운 군은 "구조할 때 몸에 상처도 생기고 팔도 많이 아팠지만, 생명을 구했다는 생각에 매우 뿌듯하다"고 말했다.

현장에 출동한 소방관들은 "급박한 상황에서도 학생들의 침착한 대처와 용기에 놀랐다"며 "구조 대상자는 이미 난간에 매달려 있어 학생들이 붙잡지 않았으면 한강으로 떨어졌을 수도 있는 상황이었다"고 했다.

영등포소방서는 이 학생들에게 표창을 수여하고 학생들의 선행을 해당 학교에 통보해 격려하도록 할 계획이다.

권태미 소방서장은 "위급한 상황에서 학생들의 용기 덕분에 소중한 생명을 구할 수 있었다"며 "이들의 의로운 행동을 격려하며 앞으로도 우리 사회에 꼭 필요한 사람이 되어주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