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민수 교수 "10분 빨리간다고 세상 달라지나…모빌리티 철학 세워야"
부산미래혁신위원회 초청 대담회
진중권 "보수시장 도시공학 획일적…역사성 다 사라져"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는 29일 "보수 시장들의 도시 공학적 관점이 대체로 구시대적이고 획일적"이라며 "새로운 것이 좋은 거라는 정책 속에 역사성은 다 사라지고 있다"고 말했다.

진 전 교수는 이날 부산시청에서 열린 부산미래혁신위원회의 초청 대담회에서 김민수 경성대 교수와 부산의 과거, 현재, 미래에 관해 이야기를 나눴다.

그는 "과거 서울시가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를 지으면서 야구장을 없앴다"며 "그런 건물은 언제라도 지을 수 있는데 서울 시민의 기억이 담긴 야구장을 없애 버렸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어 "부산 역시 마찬가지"라며 "도심을 보존한다고 해도 그 속에 살던 사람은 살아야 하고 개발 이익에 대한 욕망을 어떻게 설득할 것인가 하는 목소리를 시정이 어떻게 반영할 수 있는가가 문제"라고 말했다.

그는 "그놈의 랜드마크 좀 잊었으면 좋겠다"며 "랜드마크를 만들어 치적으로 삼고 관광객이 얼마나 왔느냐로 평가해서는 안 되며 젊은이 등 다양한 삶을 체험하고 경험하는 것이 문화콘텐츠"라고 말했다.

진 전 교수는 "부산에 오면 바다가 있는 해운대, 광안리 외에는 답답하다며 아파트로 도시 경관이 망가졌다"고 지적하고 "민간의 욕망과 이에 영합하는 정치인의 악순환 구조를 어떻게 멈출 수 있느냐"고 질문을 던지기도 했다.

대담자로 나선 김 교수는 "왜 관광객을 위한 도시로 만들려고 하는지 의문"이라며 "시민과 삶터가 접목돼 시민이 먼저 즐거우면 사람이 오게 된다"고 지적했다.

김 교수는 "단독주택이 많은 원도심 산복도로까지 재개발 인허가가 났다"며 "개발 패러다임이 아닌 대안을 행정과 전문가가 고민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그는 "서울시가 했으니까 부산도 중앙버스전용차로(BRT)를 한다"며 "연산로터리에서 서구 충무동까지 버스로 10분 빨리 간다고 세상이 달라지느냐. 왜 빨리 가야 하는지 확실한 네트워크 모빌리티 철학을 세우고 BRT도 하고 시장공약인 어반루프(도심형 초고속 철도)도 해야 한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