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 정치권 '침묵'…"타산지석 삼아 공·사 구분해야" 지적도
'이상직 구속'에 전북도민 "창피"…도내 현직의원 중 역대 4번째
이상직 국회의원(무소속·전주을)이 28일 횡령·배임 등 혐의로 전격 구속되자 지역구인 전주시민들은 "내 손으로 뽑았는데 막상 구속되니 허탈하고 창피하다"는 반응을 보였다.

반면 정치권은 어떤 논평도 내놓지 않았다.

전주지법은 이날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배임·횡령)과 업무상 횡령 등의 혐의로 구속영장이 청구된 이 의원에 대한 영장을 발부했다.

도내에서 현역 국회의원에 대한 구속영장 발부는 이번이 네 번째다.

첫 번째는 1990년 평화민주당 이상옥 의원(진안·무주·장수)이었으며 이후 1991년 평화민주당 김태식 의원(완주), 1995년 새정치 국민회의 최락도 의원(김제)이 구속됐다.

김태식 의원은 대법원에서 무죄를 선고받기도 했다.

더불어민주당 소속이던 이 의원은 지난해 9월 "이스타항공 문제를 해결하고 돌아오겠다"며 탈당했으나 결국 영어의 몸이 됐다.

앞서 지난 9일 전주지검은 이 의원에 대해 구속영장을 청구했으며, 국회는 21일 본회의에서 이 의원 체포동의안을 표결에 부쳐 재석 의원 255명 중 찬성 206명, 반대 38명, 기권 11명으로 가결했다.

이 때문인지 지역 정가에서는 이상직 의원의 구속영장 발부는 예견된 일로 보면서도 아무런 반응을 내놓지 않고 있다.

'이상직 구속'에 전북도민 "창피"…도내 현직의원 중 역대 4번째
민주당 전북도당은 이 의원이 구속되자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속앓이를 하고 있다.

지난해 총선에서 민주당 후보로 공천한 '원죄'가 있기 때문이다.

한솥밥을 먹던 이 의원에 대해 선을 긋자니 매정하고, 옹호하자니 비난받을 것이 불 보듯 뻔해 구속 사태에 대해 어떤 논평도 내놓지 못하고 있다.

다만, 정의당 전북도당은 국회의 체포동의안 가결 직후인 지난 22일 "이상직 의원에 대한 사법당국의 엄정한 수사가 필요하며, (이스타항공) 회생 방안 마련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특히 이 의원을 공천한 민주당에 대한 책임론도 제기했다.

정의당은 "이 의원을 징계하기는커녕 (작년에) 전북도당 위원장으로 추대해 범죄 혐의자에게 방패막이를 만들어 주려 했던 낯부끄러운 행태는 도저히 용납할 수 없다"라며 공식 사과와 재발 방지를 요구했다.

'이상직 구속'에 전북도민 "창피"…도내 현직의원 중 역대 4번째
이 의원과 전주을 선거구에서 맞붙은 적이 있는 국민의힘 정운천 국회의원(비례)은 "이 의원의 구속을 타산지석 삼아 정치인은 공과 사를 구분해야 한다"고 평했다.

정 의원은 이날 전북도의회에서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이 의원 구속은) 일어나지 말아야 할 안타까운 일"이라며 "공적 위치에 있는 정치인은 정치만 하고, 사적인 부분은 최소화해야 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전주을 선거구민 사이에서는 "창피하다"라거나 "유권자의 한 사람으로 아쉬움이 많다"는 반응을 보였다.

시민 A씨는 "기업인 출신이라 도내 일자리 창출 등에 앞장설 것으로 기대하고 투표했는데, 당선된 지 1년도 안 돼 구속되니 허탈하다"며 "잘못된 선택을 한 것 같다"며 아쉬움을 토로했다.

김성주 민주당 전북도당 위원장은 "이번 구속사태는 개인의 일로 보고 있다"며 "법리적 다툼은 있겠으나 동료의원의 구속은 안타깝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