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랜드 직원들 3차례 잠수 수색으로 초등생 골프채 회수
넓고 깊은 연못에서 찾아준 골프 꿈나무의 보물
"찾았다…, 골프채"
지난 21일 오후 5시 30분께 강원 정선군 고한읍 하이원CC 9번 홀 인공연못 일대에 환호성이 울려 퍼졌다.

인공연못에 빠져 도저히 찾을 수 없을 것 같았던 골프 꿈나무 초등학생의 골프채를 3회에 걸친 수중수색 끝에 찾은 기쁨이었다.

강원도골프협회장기 골프대회가 열렸던 지난 12일 오후 5시께 9번 홀에서 티샷하던 A(초교 6년)군은 골프채를 놓치고 말았다.

당시 종일 내린 비로 골프장갑이 흠뻑 젖어 미끄러웠기 때문이다.

손에서 미끄러진 골프채는 티 그라운드에서 40∼50m 앞에 있던 인공연못에 빠졌다.

보물과 다름없는 골프채를 잃어버린 A군은 인공연못이 넓고 깊은 데다 날도 어두워 발만 동동 구를 수밖에 없었다.

골프채를 찾아달라는 요청을 받은 강원랜드도 묘안이 선뜻 떠오르지 않았다.

인공연못의 물을 모두 빼는 것이 가장 효과적인 방법이지만, 골프장 운영 중에는 쉽지 않은 일이었다.

넓고 깊은 연못에서 찾아준 골프 꿈나무의 보물
고민하던 중 직원들 사이에서 스쿠버 장비를 이용해 수색해 보자는 제안이 나왔다.

강원랜드는 물놀이 시설의 청소·점검·보수를 위해 잠수 자격증을 갖춘 직원들이 있다.

잠수 자격증을 갖춘 직원 3명은 16일 오후 2시 9번 홀 인공연못에서 첫 번째 수색을 했다.

그러나 물속이 보이지 않는 축구장 넓이 1/3 규모인 길이 110m 폭 30m의 인공연못 바닥에서 길이 1m도 안 되는 골프채를 찾는다는 것은 모래밭에서 바늘 찾기였다.

인공연못 바닥에 깔린 방수포 훼손 우려로 갈고리 등 장비도 사용할 수 없었다.

직원들은 5일 후인 지난 21일 오전 10시 30분부터 낮 12시 30분까지 2차 수색에 나섰지만, 또다시 실패했다.

인공연못 바닥에 쌓은 펄을 손으로 일일이 헤치다 보니 손끝이 아렸지만, 직원들은 포기하지 않았다.

산소통을 가득 채우고 이날 오후 2시부터 다시 수색에 들어가 3시간 30분만인 오후 5시 30분께 인공연못 펄 깊숙이 묻힌 골프채를 발견했다.

골프채는 지난 23일 A군에게 전달됐다.

강원랜드 관계자는 26일 "힘든 작업이었지만, 감사하다는 말에 인공연못 속에서의 추위가 온기로 변했다"며 "유명한 선수로 성장하기를 기원한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