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 "보정명령 따르지 않아 항소장 각하…타당"
재판장이 항소인에게 항소장 보정을 명령했는데도 이를 따르지 않을 경우 재판장이 항소장을 각하할 수 있다는 대법원 전원합의체 판단이 나왔다.

대법원 전원합의체(주심 이기택 대법관)는 22일 항소장 송달 불능과 주소 보정명령 불이행을 이유로 항소장 각하 명령이 떨어지자 이를 재항고한 것과 관련해 "원심 판단이 타당하다"면서 기각했다.

피고인 A씨는 민사재판에서 일부 패소 판결을 받아 항소했다.

원심은 원고이자 피항소인인 B씨에게 항소장을 송달하려 했지만 '수취인불명'으로 송달되지 않았다.

원심 재판장은 A씨에게 보정 명령을 내리며 5일 안에 B씨의 주소를 정정하도록 명했다.

A씨는 주소보정 명령을 직접 받았지만, 55일이 지나도록 이를 따르지 않았고, 원심은 항소장을 각하했다.

항소장의 송달이 불가능하면 재판장은 항소인에게 상당한 기간을 정해 흠결을 보정하도록 하고 항소인이 이를 보정하지 않으면 재판장은 항소장 각하를 명령할 수 있다는 대법원의 판례를 따른 것이다.

대법원 전원합의체는 "현재의 판례는 항소인이 항소심 재판 진행에 필요한 최소한의 요건을 갖추지 않는 데 대한 제재의 의미"라며 "민사소송법 제402조 제1, 2항의 문언 해석에도 부합하고, 입법 연혁에 비춰봐도 타당하다"고 판단했다.

그러면서 "항소인에게 주소 보정을 명령하는 것이 과중한 부담도 아니고 주소 보정 명령에서 항소장 각하 명령을 예고하고 있어 충분히 예측할 수 있다"며 재항고를 기각했다.

다만 박상옥·이기택·이동원 대법관은 반대 의견을 내고 "항소인이 항소장 송달 불능을 초래한 것이 아닌데 이로 인한 불이익을 항소인에게만 돌리는 것은 부당하다"고 지적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