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트진로 "업주 허락받고 교체한 것…명예훼손 고발할 것"
코로나 속 주류업계 갈등…무학, 자사홍보물 뗀 하이트진로 대응
주류업계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실적 부진을 겪는 가운데 경쟁사 간 영업을 둘러싼 갈등이 다시 고조될 조짐을 보인다.

무학은 경남 사천지역 가게들 앞에 내건 자사 홍보물(배너)을 하이트진로 측이 무단 수거해갔다며 강력히 대응을 할 계획이라고 22일 밝혔다.

홍보물 설치와 유지·관리 등 업무를 하는 무학의 상권 담당자는 사천 관내 가게 등지에 지난 8일 설치해둔 홍보물 4개가 다음날인 9일 없어진 것을 확인하고 자체 조사에 나섰다.

주변 가게 업주로부터 동의를 받아 확인한 CCTV에는 지난 8일 정오께 하이트진로의 '테라' 그림이 붙은 차에서 내린 남성 3명이 무학 홍보물을 수거해가는 장면이 담겨 있었다.

남성들은 가게 앞에 하이트진로 홍보물을 설치한 다음 차를 타고 현장을 벗어났다.

무학 측은 추가 CCTV를 확보하지는 못했지만, 인근 2곳에서 없어진 자사 홍보물 3개 역시 하이트진로 측 소행인 것으로 보고 있다.

무학 관계자는 "한동안 잠잠했는데 이번에는 낮에 당연하다는 듯이 홍보물을 절도해갔다"며 "주류거래 질서를 위반하는 불법행위에 법적 대응 등 강력히 대처하겠다"고 말했다.

하이트진로는 주류업계에서 빈번하게 치열한 경쟁이 벌어지기는 했지만, 이번 행위를 절도로 규정한 무학 측 발언은 터무니없다고 해명했다.

그러면서 해당 홍보물이 설치돼 있던 가게 업주로부터 사전에 허락을 받아 하이트진로 홍보물로 교체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하이트진로 관계자는 "(무학 측이) 하루 전 설치한 홍보물을 교체한 게 아니라 오래돼 낡은 홍보물을 업주 허락하에 교체한 것"이라며 "상식적으로 대낮에 자사 제품이 그려진 차를 가지고 절도를 한다는 게 말이 되느냐. 명예훼손으로 고발할 것"이라고 말했다.

양 측이 이같이 상반된 입장을 보임에 따라 향후 대응을 둘러싼 갈등은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두 업체는 예전에도 영업 과정에서 유사한 건으로 여러 차례 갈등을 겪은 바 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