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궐 선거 기간 오세훈 국민의힘 서울시장 후보를 지지한 20대들을 조롱해 논란을 빚은 전직 일간지 기자가 이번엔 박원순 전 서울시장 성추행 피해자를 비판하는 글을 올렸다. 허모 전 기자는 20일 페이스북을 통해 박원순 피해자가 오세훈 시장의 사과에 감사의 뜻을 표했다는 내용의 기사를 공유하며 "진정한 사과라니 웃겨서 눈물이 난다"고 했다. 그러면서 허 전 기자는 "앞으로 매니큐어 색을 시장에게 자랑하기 전에 한 번 더 생각하시고, 셀카도 같이 찍자고 말하기 전에 한 번 더 생각하시고, 무릎이 다쳐서 시장에게 호해달라고 하기 전에 한 번 더 생각하시고, 해외 출장 데려가 달라고 하기 전에 한 번 더 생각하시기 바란다"고 했다. 성추행 논란이 피해자로 인해 발생했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허 전 기자는 또 "선의의 접근을 관심으로 오해하는 성인지 감수성 떨어지는 남자들이 정말 많다. 피해자는 잘못이 없다"면서도 "시민들은 그저 오세훈 시장이 박원순 전 시장보다 성인지 감수성이 더 뛰어난 분이라고 믿지 않을 뿐"이라고 했다. 해당 글은 현재 삭제된 상태다. 앞서 허 전 기자는 보궐 선거 기간 오세훈 후보를 지지한 20대들에 대해 "취업 면접 때 반드시 떨어뜨려야 한다"고 주장해 논란을 빚었다. 허 전 기자는 당시 페이스북을 통해 "얘들아, 문재인 찍은 거 후회하는 건 이해할 수 있는데, 그 마음을 갖고 오세훈 유세차량에 오르는 게 이해가 안 되는 거야"라면서 "정부가 투기세력 못 잡았다고, 투기세력 차량에 오르면 어떡해. 그 차량 내곡성에서 온 거 정말 모르겠어? 이 영상에 등장한 바보 20대들아"라고 했다.이어 "면접 보러 오면 떨어뜨리세요. 건실한 회사도 망하게 할 애들"이라며 "국민의힘 지지해서 문제가 아니라 바보라서 문제"라고 했다.한편 허 전 기자는 한 유력 일간지 기자로 재직하던 2018년 필로폰을 투약한 혐의로 경찰에 입건돼 해고당했다. 김명일 한경닷컴 기자 mi737@hankyung.com
문재인 대통령이 21일 낮 청와대에서 오세훈 서울시장과 박형준 부산시장과 첫 오찬을 가진다. 이번 만남은 문 대통령이 제안하고 두 시장이 응해 성사됐다.박경미 청와대 대변인은 이날 서면 브리핑에서 "오늘 오찬은 대한민국 제1·제2 도시인 서울과 부산의 현안에 대해 야당 소속 단체장과 머리를 맞대고 힘을 모으는 것이 매우 중요하므로 마련됐다"며 "야당 소속 단체장과 협치의 자리"라고 밝혔다.문 대통령은 오찬에서 두 시장의 취임을 축하하고,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부동산 문제 등 현안에 대해 협력 방안을 논의할 것으로 보인다.실제 오 시장 취임 후 방역과 부동산 문제에 있어 정부와 서울시 간 온도차를 보이기도 했다. 오 시장은 민생과 방역을 모두 챙기겠다는 목표로 업종별 영업시간 차등, 자가진단 키트 도입 등 내용을 포함하는 '서울형 상생방역'을 내세우고 있다.또 부동산 정책과 관련해 오 시장은 지난 13일 문 대통령과 화상으로 마주한 국무회의에서 부동산 공시가격 상승에 따른 국민 부담 경감을 위해 관련 법령 개정, 공동주택 가격 결정 과정에의 지자체 참여 등을 건의하기도 했다.이날 오찬에는 유영민 대통령 비서실장과 이철희 청와대 정무수석이 배석한다.신현보 한경닷컴 기자 greaterfool@hankyung.com
법무부 인권국장을 지낸 황희석 변호사는 오세훈 서울시장이 故 박원순 전 서울시장(葬)의 책임을 물은 것과 관련해 20일 "옹졸한 짓이다"라고 말했다.황희석 변호사는 이날 페이스북 글을 통해 "세상을 떠난 시장의 죽음을 슬퍼하고 일단은 수습하자는 보통의 시민들이 느끼는 심정을 정치적으로 단죄하는 것이 후발시장이 해야 할 중요한 결정은 아니다"라며 이같이 밝혔다. 그는 "서울시 공무원들에게 '나한테 꿇어! 나한테 줄 서!'라고 말하고 싶은 신임 시장의 조급함과 거만함의 표현"이라고 표현하며 "한마디로 자기의 속좁음을 고스란히 드러낸 것이다"라고 저격했다. 앞서 오세훈 시장은 박 전 시장 장례식을 서울시장으로 결정한 책임자에 대해 인사명령 조치를 단행했다고 밝혔다.오세훈 시장은 "사건 발생 즉시 즉각적인 대처는 물론 2차 가해에 대해서도 서울시 대처는 매우 부족했다"며 "전임 시장 장례와 서울시 광장에 설치된 분향소를 보면서 피해자는 위력 앞에서 절망할 수밖에 없었을 거라 생각한다"고 말했다.오세훈 시장은 이날 자리에서 피해자 업무 복귀를 지원하겠다고 약속했다. 아울러 재발 방지 대책을 함께 발표했다.오세훈 시장은 "이미 저는 피해자를 만나서 업무 복귀 문제를 상의하고 원활하게 추진 중"이라며 "이것으로 모두 끝나는 것이 아니다. 아직도 성희롱 피해 사례는 근절되지 않았다. 그간 성비위 사건이 발생할 때마다 전보 발령 등 땜질 식 처방에 머물렀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이어 "원스트라이크아웃제를 즉시 도입하겠다. 이와 동시해 성희롱, 성폭력 피해자 보호 위해 2차 가해가 가해질 경우 한치 관용조차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지난해 7월 박 전 시장이 극단적 선택으로 사망한 뒤 장례위원회는 서울특별시장(葬)으로 5일(9~13일)간 치를 것을 결정했다.서울광장에는 추모시설이 설치됐으며 당시 종교시설 등의 소모임이 엄격하게 금지된 것과 달리 수백명의 조문객이 광장을 찾았다.세금으로 서울특별시장을 치러선 안된다는 청와대 국민청원에 하루만에 40만 이상이 동의했지만 여권은 개의치 않았다.박 전 시장 성폭력 피해자 측은 당시 문재인 대통령이 박 전 시장 빈소에 조화를 보낸 것과 관련해 "꽃이 때로는 슬픔이 되기도 한다. 누군가에게는 위로이나 누군가에게는 비수"라며 "조화가 피해자에게 주는 메시지도 고려하는 게 대통령의 자리 아닐까"라고 비판했다.박 전 시장 피해자 측은 뒤늦게 나온 신임시장의 사과에 대해 "눈물이 났다"고 소감을 전했다. 피해자 측은 여성계 단체들과 변호인단을 통해 입장을 내고 "제 입장을 헤아려 조심스럽게 말씀하시는 모습에 눈물이 났다"면서 "지금까지 내가 받았던 사과는 SNS에 올린 입장문이거나 기자들의 질문에 대한 코멘트 형식의 사과였다. 그런데 찾아보니 기자회견을 한 것을 보고 가족들은 울컥하는 마음으로 가슴을 쥐었다"고 했다.피해자는 "제가 돌아갈 곳의 수장께서 지나온 일과 앞으로 일어날 일들에 대해 살펴주심에 감사하다"며 "서울시청이 좀 더 일하기 좋은 일터가 될 것이라 기대한다. 제게 보여주신 공감과 위로, 강한 의지로 앞으로 서울시를 지혜롭게 이끌어주시기를 기대한다"고 했다.피해자 지원 단체들도 입장을 내고 "서울시의 책임 있는 자리에 있는 사람의 공식적인 사과는 처음"이라며 "상식적인 일이 오늘에 이르기까지 너무도 오랜 시간 걸렸다"고 밝혔다.이미나 한경닷컴 기자 help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