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일학생결사인 ‘태극단(太極團)’에서 활동하며 조국 독립을 위해 힘써 훈장을 받은 정완진 애국지사가 14일 향년 83세로 작고했다. 국가보훈처는 이날 오후 1시 30분께 정 지사가 노환으로 요양병원에서 임종을 맞았다고 밝혔다. 고인은 발인 뒤 국립대전현충원 독립유공자 제6묘역에 안장될 예정이다. 정 지사가 작고함에 따라 생존 애국지사는 22명(국내 19명, 국외 3명)만 남게 됐다고 보훈처는 밝혔다.1927년 경북 김천에서 태어난 정 지사는 1943년 대구상업학교 재학시절 조국독립을 위한 비밀결사인 ‘태극단’에 가입해 활동했다. 정단원으로 임명된 뒤 다른 단원들과 함께 용두산·비파산 등 비밀장소에서 학술연구토론회, 각종 체육회를 개최하고, 군사관계 서적 번역 및 글라이더와 폭발물 제조에 관한 연구를 추진하기도 했다. 그러나 배반자의 밀고로 일본경찰에 발각된 뒤 모진 고문을 당했다. 1943년 10월 대구형무소로 옮겨졌고 기소유예로 출옥했다. 정부는 정 지사의 공훈을 기려 1990년 건국훈장 애족장을 수여했다.보훈처는 예우 차원에서 대통령명의의 조화를 근정하고 국가보훈처장 명의의 조위금 지급, 영구용 태극기 증정, 경찰 에스코트 등을 지원한다. 보훈처 관계자는 "앞으로도 조국의 자주독립을 위해 헌신한 독립유공자와 그 유족에게 합당한 예우를 함으로써 국민의 애국정신을 기르고 민족정기를 높일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고인의 빈소는 대전 서구의 성심장례식장 6호실에 마련됐다. 문혜정 기자 selenmoon@hankyung.com
“한류열풍을 만든 ‘소프트파워’는 인문학에서 나옵니다. 우리가 손에 쥔 문화적·인문학적 자산의 가치가 높은데 이걸 공부해야 할 대학 인문학과부터 존속이 어려운 형편이죠. 이럴수록 전국의 인문학자들이 모여 목소리를 내야 합니다.”위행복 한국인문사회총연합회장(사진)은 최근 한국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국내 대학에서 인문학과들이 처한 현실을 안타까워하며 이렇게 말했다. 한국인문사회총연합회는 한국인문학총연합회, 한국사회과학협의회, 인문사회 분야의 대학 학장협의회가 모여 지난달 30일 출범한 국내 최대 인문·사회계열 학술단체다. 각자 학문별로 나뉘어 있던 인문사회계열 단체들이 ‘인문사회과학’이라는 이름 아래 하나로 뭉친 것이다. 한국인문학총연합회장을 지내고 한양대 중국학과에 재직 중인 위행복 교수가 초대 회장을 맡았다.위 회장은 각기 다른 단체들이 뭉치기 시작한 것은 ‘인문학의 위기’라는 공통된 의식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취업난이 갈수록 심해지면서 자연계열 학생보다 취업에 불리한 인문·사회계열 학과들이 학생들로부터 외면당하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해 말 교육부가 공개한 2019년 대졸자 취업률을 보면 인문계열 졸업자의 취업률이 56.2%로 모든 계열 중에서 ‘꼴찌’를 기록했다.위 회장은 ‘인문학의 위기’라는 우려가 나오고 있지만 인문학의 중요성은 더욱 커진다고 말했다. 산업이 발전하면서 인간의 생활방식이 빠르게 바뀌는데, 여기서 발생하는 문제들은 ‘사람을 연구하는’ 학문만이 해결할 수 있다는 것이다.“기술이 인간의 삶을 바꾼다지만 우리 사회를 돌아보면 아동학대 문제, 환경문제, 빈부격차가 더욱 심각하게 대두되고 있죠. ‘지속가능한 성장’ ‘포용성장’ 같은 비전이 단순한 구호가 되지 않으려면 인문학이 제도와 사람들의 의식 개선을 이끌어야만 합니다.”문화산업적 관점에서도 인문학의 위상이 더욱 중요해진다고 주장했다. K팝, BTS로 세계적인 인기를 얻은 한국 대중문화가 더욱 발전하려면 한국 문화가 지닌 강점을 발굴해내야 하는데 이를 인문사회학이 도맡아야 한다는 것이다.위 회장은 “‘버닝썬’ 사건은 인기스타에만 기댔을 때 한류 자체가 흔들릴 수 있다는 걸 보여줬다”며 “한국 전통문화와 민주화, 고도 성장 역사에도 외국인들의 관심이 큰 만큼 이를 한류의 핵심으로 삼아야 한다”고 했다.위 회장은 현재 인문학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정부의 체계적인 인문·사회학 지원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올해 정부가 지원하는 국가연구개발 예산 27조원 중 인문사회학에 쓰이는 예산은 2500억원 내외로 전체의 1% 남짓에 불과한 실정이다. 위 회장은 “국가급 학술자문회의 설치를 정부에 건의하고, 체계적인 학술 지원 기반을 마련하는 것을 우선 과제로 삼았다”며 “비인기 학과들도 필수교육 역량은 갖출 수 있도록 방안을 강구하겠다”고 했다.배태웅 기자 btu104@hankyung.com
장원삼 주뉴욕 총영사(왼쪽 세번째)는 13일(현지시간) 마이클 리건 미국 펜실베이니아주 국방보훈처 차장에게 6·25전쟁 참전용사를 위한 마스크 2만 장과 손세정제 600개를 기증했다고 뉴욕총영사관이 밝혔다.펜실베이니아주 델라웨어밸리 보훈병원에서 열린 기증식에는 장 총영사와 리건 차장 외에 잭 오도널 등 참전용사들과 샤론 황 필라델피아 한인회장, 박희중 재향군인회 미북중부지회장, 임종민 필라델피아 6·25참전유공자회장이 참석했다.장 총영사는 기증식에서 정세균 국무총리의 서한을 함께 전달하면서 “한국은 70여 년 전 펜실베이니아에서 온 참전용사들의 용기와 희생을 한순간도 잊지 않고 있다”며 코로나19 사태를 이겨내기 위해 힘을 모을 것을 강조했다.한국 정부는 지난해에도 미국 내 참전용사들에게 50만 장의 마스크를 전달한 바 있다.좌동욱 기자 leftki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