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고 누적에 따른 실적 악화 탓" vs "하루아침에 직장 잃어" 울분
신성이엔지 김제공장, 협력업체 노동자 수십 명 일방 계약해지
태양광 모듈을 만드는 신성이엔지 김제사업장이 최근 협력업체 노동자 수십명에 대한 파견 계약을 해지했다.

사업장측은 재고 누적에 따른 실적 악화를 이유로 들었는데, 노동자들은 "하루아침에 실직자가 됐다"며 울분을 토하고 있다.

14일 신성이엔지 등에 따르면 김제사업장은 전날 오후 협력업체 노동자 수십 명에게 계약 해지를 통보했다.

이들 노동자는 대부분 모듈 생산 라인에서 근무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사업장 측은 대상자가 20명이라고 밝혔으나 노동자들은 일방적 통보를 받은 이들이 80여 명에 달한다고 주장했다.

계약 해지를 통보받은 한 노동자는 이날 취재진과 통화에서 "갑자기 가동을 중단하고 직원들을 모이라고 하더니 '집으로 모두 돌아가라'고 했다"며 "세상에 어느 회사가 퇴사 통보를 이런 식으로 하느냐"고 불만을 토로했다.

이어 "어려운 시기에도 나름 탄탄한 회사에서 일할 수 있어서 기뻐했는데 이제 그것도 물거품이 됐다"며 "동네 구멍가게도 사람을 이렇게 내치지는 않는다"고 하소연했다.

사업장 측은 경영 상황에 대한 구체적 언급은 꺼리면서도 계약해지는 '불가피한 선택'이었다고 강조했다.

신성이엔지 관계자는 "김제 사업장에서 추진했던 프로젝트가 몇 개 있었는데 뜻대로 진행되지 않아 재고가 많이 쌓였다"며 "비용 절감 차원에서 협력업체에 파견 계약 해지를 알렸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대상자에 대해서는 1개월분 급여를 지원할 계획"이라며 "추가로 (퇴직을) 희망하는 이들의 의견도 받고 있다"고 덧붙였다.

지난해 김제시와 투자협약을 체결한 이후 자유무역지역에 지어진 신성이엔지 김제사업장은 고출력 태양광 모듈을 생산하고 있다.

재생에너지 투자 활성화로 기대를 모았으나 최근 중국업체 저가공세와 공급 과잉 등으로 어려움을 겪는 것으로 전해졌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