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원한 것처럼 꾸며…3년간 보험금 부당수급 3억여원
입퇴원확인서 허위발급…강남 유명 산부인과 원장 기소
서울 강남의 유명 산부인과 원장이 환자들과 공모해 실손보험금을 받을 수 있도록 입·퇴원 확인서를 허위 발급한 혐의로 재판을 받는 것으로 확인됐다.

9일 연합뉴스 취재에 따르면 강남 모 산부인과 원장 A씨는 지난달 26일 보험사기방지특별법 위반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같은 혐의를 받는 피보험자 30여명은 약식기소 됐다.

A씨는 2017년부터 지난해 7월까지 실제 입원하지 않은 환자들을 1박 2일 입원한 것처럼 허위로 서류를 발급해 환자들이 입원 치료비에 해당하는 실손보험금을 수령할 수 있도록 한 혐의를 받는다.

이 병원은 환자를 당일 퇴원시키거나 인근 숙박시설에서 하루 동안 머물도록 한 뒤 하룻밤 입원한 것으로 처리하고 서류를 발급했다.

A 원장은 25년간 대학병원 교수로 재직하는 등 여성질환 분야에서 권위 있는 인물로 알려졌다.

실손보험 약관상 통원치료 보험금은 1일 최대 수십만원이지만 입원은 수천만원 이상까지 보험금이 나온다.

이렇게 보험사가 지급한 보험금은 3억원이 넘는 것으로 추산된다.

경찰은 일부 보험사의 수사 의뢰를 받고 지난해 8월 수사에 착수해 피보험자 등 49명을 기소 의견으로 송치했다.

경찰은 이 병원에서 같은 방식으로 보험금을 부당하게 지급받은 이들이 더 있을 것으로 보고 수사를 확대하고 있다.

병원 측은 "입원하지 않은 환자를 1박 2일 입원한 것처럼 기록을 작성한 것은 관련 법률을 제대로 알지 못해 벌어진 일"이라며 "환자를 당일 돌려보내도 되지만 편의를 위해 병원이 일부러 돈을 들여 호의를 베푸는 차원이었다"고 해명했다.

법무법인 송경 최승만 대표변호사는 "상식적으로 허위 입원이라는 점을 인식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이는 경우 이런 행위가 불법임을 몰랐다는 주장을 재판에서 인정받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입퇴원확인서 허위발급…강남 유명 산부인과 원장 기소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