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법영업 업소들과 숨바꼭질…경찰, 18일까지 집중 점검
눈치챌까 조심조심…'적막 속 긴장' 유흥가 불법영업 단속
"조심하지 않으면 이미 업소 사람들이 다 눈치채버립니다.

"
8일 밤 10시 30분이 넘은 시각.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 야탑역 인근 유흥가에는 영업시간이 끝난 식당과 주점에서 나온 취객 10여명이 거리에서 비틀거렸다.

주점과 노래연습장 간판은 대부분 이미 불이 꺼지고 업소 출입문도 굳게 닫혀있어 적막감마저 감돌았다.

그 시각 경찰관 4명과 구청 직원 2명으로 구성된 단속반은 겉보기에 영업을 마친 것처럼 보이는 한 유흥주점 내부 동향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었다.

영업시간 제한을 위반하고 심야영업을 하는 것으로 의심되는 업소였다.

단속반은 적발 시 업소 안에 있던 사람들이 서로 다른 출구로 도망칠 것을 대비해 미리 건물 구조를 파악한 뒤 출입구마다 흩어져 대기했다.

한 시간가량 불법 영업의 덜미를 잡기 위해 숨죽인 채 기다리던 순간 한 여성이 업소 안으로 들어가는 모습이 목격됐다.

이후 경찰이 내부 상황 점검을 위해 업소 안으로 뛰어 들어갔으나 이 업소는 영업을 종료한 상황이었다.

여성은 면접을 보러 온 것이라고 했다.

단속에 나선 오병석 경위는 "근처에 망을 보는 사람들이 탄 것으로 보이는 차가 있었는데 아무래도 그쪽에서 눈치를 챈 것이 아닌가 싶다"고 했다.

경찰은 지난 5일부터 이달 18일까지 2주간 전국 유흥시설의 불법 영업을 집중적으로 단속하고 있다.

눈치챌까 조심조심…'적막 속 긴장' 유흥가 불법영업 단속
비슷한 시간 분당 정자역 인근 유흥가로 나간 다른 단속반도 업소 관계자들이 눈치채지 못하도록 조심스럽게 불법 영업 의심 업소들을 살펴봤다.

대체로 문이 닫혀있었지만, 간혹 열려있는 업소는 영업 중인지 마무리 정리를 하는지 세심하게 확인했다.

단속반은 이전에 한 번 영업시간 제한을 위반해 적발된 적 있는 유흥주점을 점검했지만, 이 업소는 영업을 종료한 상태였다.

한 시간 넘게 유흥시설을 훑어본 단속반은 불법 영업 업소가 없다고 판단한 뒤 또 다른 유흥가를 단속하기 위해 이동했다.

김완철 분당서 생활질서계장은 "불법영업 업소 근처까지 들키지 않고 접근하는 것이 어려워 먼 거리에서부터 미행해 업소를 적발하기도 한다"며 "평소 새벽 3∼4시까지 단속을 진행할 때도 있다"고 말했다.

김 계장은 "영업시간 제한을 위반하면 방역수칙 위반으로 구청에 통보하고 노래연습장에서 유흥 접객원을 고용해 영업하고 있는 경우엔 현장에서 바로 입건한다"고 설명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