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기자 간담회 "세계 최초 연구에 도전하고 실패연구소 만들겠다"
이광형 KAIST 총장 "성공확률 80% 이상 연구비 지원 안 해"
이광형 한국과학기술원(KAIST) 총장은 8일 "성공 가능성이 80% 이상으로 높은 연구에는 연구비를 지원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이 총장은 이날 취임 후 첫 온라인 기자간담회를 하고 "세계 '최고'보다 '최초'의 연구를 통해 남들이 가지 않는 길을 가도록 돕겠다"면서 이같이 밝혔다.

그는 학교 운영 비전으로 '질문'(Question)하는 학생, '연구 혁신'(Advanced research), '국제화'(Internationalization), '기술사업화'(Start-up), '신뢰'(Trust) 문화 등을 키워드로 하는 QAIST 신문화 전략을 내세웠다.

이 총장은 "KAIST 교육의 가장 큰 문제는 공부를 너무 많이 시킨다는 것"이라며 "인성과 리더십 교육을 통해 성적 지상주의를 타파하고, 두려움 없이 도전할 수 있도록 실패연구소도 만들겠다"고 말했다.

이어 "이제는 '따라가는' 연구가 아닌 무엇을 연구할까를 생각해야 할 때"라며 "4년 동안 미래 연구 분야 교수진 100명을 확보해 인공지능(AI)을 넘어서는 포스트 AI 연구를 준비하겠다"고 강조했다.

이광형 KAIST 총장 "성공확률 80% 이상 연구비 지원 안 해"
그는 KAIST를 중심으로 충북 오송과 세종을 연결하는 '스타트업 월드'를 구축해 중소기업 애로 기술과 투자 유치를 지원하는 한편 기술사업화 부서의 민영화를 추진하는 등 파격적인 창업지원 제도를 운용하겠다고 밝혔다.

또 "수도권 외 지역에는 정부 주도 국가산업단지를 제외하고 창업이 활성화된 예가 많지 않다"며 "KAIST가 대전과 오송, 세종에 있는 기술과 고급 인력 등 있는 '구슬'들을 잘 꿰는 역할을 해 지역 균형 발전에 기여하겠다"고 약속했다.

이 총장은 "삼성이 거대한 산이던 소니를 넘어설 줄, SK하이닉스가 인텔과 어깨를 견주게 될 줄 누가 알았겠느냐"며 "KAIST도 미국 매사추세츠공대(MIT)를 넘어설 수 있도록 초일류 문화를 만들어 가겠다"고 다짐했다.

이 총장은 서울대와 KAIST 산업공학 학사·석사 과정을 졸업하고 프랑스 응용과학원(INSA) 리옹에서 전산학 석·박사 학위를 받았다.

1990년대 전산학과 교수 시절 김정주(넥슨)·김영달(아이디스)·신승우(네오위즈)·김준환(올라웍스) 등 1세대 벤처 창업가 제자들을 배출해 'KAIST 벤처 창업의 대부'로도 불린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