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접촉 교통사고 후 현장 떠난 택시 기사 참여재판서 '무죄'
대구지법 "법규 위반 차까지 예상해 방어운전할 의무는 없어"

대구지법 형사11부(이상오 부장판사)는 비접촉 교통사고를 낸 뒤 구호 조치를 하지 않고 달아난 혐의(도주치상·사고 후 미조치 등)로 기소된 택시 기사 A(65)씨에 대한 국민참여재판에서 '무죄'를 선고했다고 2일 밝혔다.

A씨는 지난해 1월 대구 달서구 한 도로에서 유턴하던 중 비접촉 교통사고에 연루됐다.

당시 A씨 택시 반대편에서 주행 중이던 오토바이는 신호를 무시하고 시속 80∼90㎞ 속도로 달려오다가 택시와 충돌을 피하려고 차로를 급히 변경했다.

사고가 난 도로의 제한속도는 시속 50㎞였다.

오토바이는 택시와 충돌은 피했지만, 도로에 불법주차돼 있던 다른 차량을 들이받았다.

사고로 무면허 상태였던 오토바이 운전자 A(17)군은 전치 14주가량, 동승자 B(17)군은 전치 7주가량의 상처를 입었다.

오토바이가 들이받은 승용차도 500여만 원의 수리비가 나올 정도로 부서졌다.

A씨는 사고 발생 즉시 차를 세운 뒤 피해자를 구호하는 등 필요한 조치를 하지 않고 현장을 떠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재판부는 "A씨가 반대 차로에서 주행하는 오토바이가 정지신호를 위반하고 과속하는 등 정상적이지 않은 방법으로 진행해 올 것까지 예상해 운전해야 할 주의의무가 있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밝혔다.

이어 "운전자는 타인 역시 교통법규를 준수하리라 신뢰하고 행동하는 것으로 충분하고, 타인이 법규를 어기는 경우까지 예상해 방어조치를 취할 의무는 없는 만큼 피고인이 유턴하는 과정에 어떤 과실이 있다고 보기 어렵다"고 덧붙였다.

A씨 참여 재판에는 7명의 배심원이 참여해 전원 무죄 평결을 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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