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사시각·지점·고도 달라…일본, 사거리 420·430km→450km로 정정도
일본, 지소미아 표류 속 정보력 과시 노렸을 수도
日, '신속발표'에 치중했나…'실시간 추적' 한미 발표와 달라
한국과 일본이 25일 북한 단거리 탄도미사일 발사와 관련 '같은 듯 다른' 분석 내용을 발표하면서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합동참모본부는 이날 오전 7시 6분과 25분께 북한 함경남도 함주 일대에서 동해상으로 발사된 단거리 미사일 2발을 포착했으며, 사거리는 약 450km, 고도는 약 60km로 탐지했다고 밝혔다.

그런데 일본 당국의 발표는 미묘하게 달랐다.

일본 정부의 경우 미사일 2발의 발사 시간이 7시 4분, 23분께라고 발표해 한국 합참이 포착한 시간대와 각각 2분 정도 차이가 났다.

일본은 발사 지점도 한국이 발표한 함주가 아닌 선덕이라고 했다.

함주와 선덕은 직선거리로 12㎞ 정도 떨어져 있다.

고도 또한 '100km 미만'으로 합참의 60km와 달랐다.

군 관계자와 전문가들은 양국의 이런 분석 차이는 정보탐지 자산에서 비롯된 것으로 보고 있다.

한국은 통신·신호정보 자산을 비롯해 미군의 위성 등 정찰자산 등을 통해 발사 전부터 사전 징후를 포착한다.

한미 간 실시간 정보 공조 때문에 가능한 일이다.

이와 함께 지리적 특성상 북한이 쏜 단거리 미사일의 경우 지상에 배치된 한국군의 '그린파인' 탄도탄 조기경보 레이더와 해군 이지스 구축함에 탑재된 'SPY-1 레이더'를 통해 가장 먼저 탐지된다.

이날 합참 관계자가 기자들과 만나 '사전에 정황을 알고 있었냐'는 질의에 "실시간 포착해서 상황을 관리하고 있었다"라고 답변한 것도 이런 점을 암시한 대목으로 풀이된다.

이에 비해 일본은 지구 곡률 때문에 미사일이 일정 고도 이상 올라온 뒤에야 조기경보 레이더 등으로 탐지 및 궤적 추적이 가능한 것으로 알려졌다.

일본 역시 정찰위성 등을 통해 북한의 동향을 파악하고 있지만, 지구의 고정된 한 지역만 계속 관측하는 정지궤도 위성이 아니어서 한계가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결국 일본은 레이더에 탐지된 미사일 항적과 속도 등을 토대로 발사 지점과 시각을 역산해 추적해야 하는 측면이 있다.

그러나 미사일은 발사 후 추력에 의해 가속이 붙는 등 속도가 일정하지 않기 때문에 이렇게 분석한 시각에는 오차가 있을 수 있다고 군 관계자들은 지적한다.

발사 지점에서 차이를 보인 것도 이런 점이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

이날 일본 NHK는 당초 일본 정부를 인용해 미사일 2발의 사거리를 '각각 420km, 430km'라고 보도했으나, 이후 기시 노부오(岸信夫) 일본 방위상이 450km라고 직접 밝히면서 합참이 발표한 사거리와 동일하게 수정한 모양새가 됐다.

그럼에도 일각에서는 한국 정부와 군 당국이 북한의 미사일 관련 발표에 지나치게 '신중함'을 보이면서 혼란을 가중했다고 비판한다.

아울러 '신속 공개'에 초점이 맞춰진 일본 정부의 이번 대응도 미사일 자체보다는 대내외의 정치·외교적 배경이 고려됐다는 주장도 일견 설득력이 있어 보인다.

한일관계 악화 여파로 한일군사정보비밀보호협정(GSOMIA·지소미아) 문제가 여전히 표류하고 있는 상황에서 일본이 한국보다 정보력이 앞선다는 것을 과시하려는 의도도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지소미아와 관련, 현재까지 일본이 한국에 미사일 관련 정보를 요청한 것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