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라진 여아 찾기에 실패, '피의자 입'에만 의존한 수사
아동범죄인데 비공개수사로 일관해 수사 정보 얻는 기회 놓쳐
구미 3세 여아사건 '미궁 속으로'…수사 한계점 드러나
구미 3세 여아 사망사건은 사라진 다른 여아의 행방을 찾지 못한 채 미궁 속으로 빠져들어 갈 공산이 커졌다.

16일 경북 구미경찰서 등에 따르면 경찰은 17일 사건을 검찰에 송치하고 사실상 수사를 마무리할 예정이어서 약 3년 전 사라진 여아의 행방을 찾는 게 쉽지 않을 전망이다.

경찰은 그동안 여아를 빈집에 놔두고 이사해 숨지게 한 혐의로 김모(22)씨를, 큰딸인 김씨의 여아를 약취한 혐의로 석모(48)씨를 각각 구속했다.

그러나 수사의 핵심으로 떠오른 ▲ 사라진 김씨의 딸 행방 ▲ 만일 숨졌거나 장애를 입었을 경우 석씨의 범죄를 입증 ▲ 신생아 바꿔치기의 명확한 확인 ▲ 바꿔치기에 공범 개입 가능성 등에서 아무런 성과를 내지 못했다.

결과만 놓고 본다면 당시 숨진 3세 여아를 보호할 의무를 다하지 못한 김씨의 범죄행위만 입증했을 뿐 석씨의 범행 확인에는 한 발짝도 나아가지 못한 셈이다.

경찰은 이달 초 숨진 여아의 친모가 김씨가 아닌 석씨란 점을 확인했지만, 석씨의 자백에만 의존하는 바람에 수사의 실마리를 풀지 못했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신생아 바꿔치기를 두고 석씨가 완강히 부인하자 더는 수사의 진척을 얻지 못한 채 송치 날짜에 쫓겨 버린 것이다.
구미 3세 여아사건 '미궁 속으로'…수사 한계점 드러나
구미가 경북의 중소도시지만 형사과에 팀당 6명인 8개 팀이 있어 수사 인력에는 문제가 없었다.

특히 아동학대 범죄행위란 점을 고려하면 석씨 가족의 상황을 파악하기 위해 공개 수사가 필요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작은 도시의 특성상 이웃이나 친구 간 밀착도가 높아 공개 수사로 빨리 전환했더라면 더 많은 제보와 정보를 수집해 사건의 실체를 파악할 수도 있었다는 것이다.

경찰은 이번 사건이 전국적인 관심을 끌었는데도 불구하고 철저하게 비공개 수사를 해 석씨와 김씨의 주변인으로부터 수사 단서를 확보하지 못했다.

아동 유기 및 실종 사건 등의 경우 공개 수사를 하는 경우가 많다.

필요성과 공익성 등을 따져 실익이 있다고 판단하면 실행에 옮겨야 하지만 이번 수사는 공개 수사의 시점을 놓쳤고 이를 진지하게 고민하지 않았다.

한 구미시민은 "상식적으로 이해할 수 없는 사건이 발생했고, 더욱이 어린 아이가 없어졌는데 사건 해결이 더뎌 답답하다"며 "빠른 수사로 아이를 구했으면 좋겠다"고 했다.

공개 수사를 하지 않은 이유에 관한 질문에 경찰은 답변하지 않았다.
구미 3세 여아사건 '미궁 속으로'…수사 한계점 드러나
이밖에 석씨 남편이 참고인이지만 가장 가까이 있던 가족이라서 좀 더 그의 의견을 듣거나 추궁했어야 한다는 지적도 있다.

그러나 경찰은 석씨 남편이 참고인 조사에 나오길 꺼린다는 이유로 조사에 소극적이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