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속확산땐 '사회적 거리두기' 근본 개편안' 내달초 적용도 힘들듯
내주부터 적용할 '거리두기 조정안'은 모레 발표…재연장 가능성
오늘 470명…1주간 일평균 지역발생 사실상 2.5단계 재진입
국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세가 좀체 진정되지 않고 있다.

'3차 대유행'이 넉 달 가까이 진행 중인 가운데 신규 확진자 수는 지난해 12월 25일(1천240명) 정점을 찍은 후 꾸준히 줄어 300∼400명대까지 내려왔으나 언제든 다시 늘어날 수 있는 아슬아슬한 상황이다.

실제 수도권에서는 축산물공판장 등 각종 사업장을 고리로 집단발병이 이어지고 있고, 비수도권에서도 크고 작은 산발적 감염으로 인해 확진자 수가 다시 세 자릿수 안팎까지 올라섰다.

정부는 지금보다 방역 수칙을 다소 완화하는 방향의 '사회적 거리두기' 근본 개편안을 준비중이지만 지금처럼 확산세가 지속하면 내달 초 적용도 힘들 것으로 보인다.

내주부터 적용할 거리두기 조정안은 오는 12일 발표된다.

◇ 19일 연속 300∼400명대 박스권…1주간 일평균 지역발생 2.5단계 재진입
10일 중앙방역대책본부(방대본)에 따르면 이날 0시 기준 신규 확진자는 470명이다.

직전일이었던 9일(446명)보다 24명 늘어나면서 이틀 연속 400명대를 기록했다.

지난달 20일(448명) 이후 이날까지 19일째 300∼400명대를 이어간 가운데 신규 확진자 규모는 점점 커지고 있다.

이날 확진자 470명은 지난 2월 19일(561명) 이후 19일 만에 최다 수치다.
오늘 470명…1주간 일평균 지역발생 사실상 2.5단계 재진입
신규 확진자는 설 연휴(2.11∼14) 직후 600명대로 올라섰다가 지금은 다시 300∼400명대로 한 단계 내려왔으나 다시 증가 조짐을 나타내고 있다.

최근 1주일(3.4∼3.10)간 신규 확진자는 일별로 424명→398명→418명→416명→346명→446명→470명을 기록해 하루 평균 417명꼴로 나왔다.

이 가운데 거리두기 단계 조정의 핵심 지표인 지역발생 확진자는 일평균 399.9명을 기록하며 400명에 달해 사실상 2.5단계(전국 400명∼500명 이상 또는 더블링 등 급격한 환자 증가시) 범위에 재진입했다.

지난달 25일 기준(395명) 400명 아래로 내려온 뒤 줄곧 2단계(전국 300명 초과) 수준을 유지하다 13일만에 다시 2.5단계 범위로 들어간 것이다.

손영래 중앙사고수습본부 사회전략반장은 전날 브리핑에서 "1월 첫째 주부터 시작해 8주째 (환자 발생 추이가) 정체되는 상황"이라며 "증가하고 있지 않은 것은 긍정적이지만, 감소세가 나오지 않아서 아슬아슬한 국면이라고 평가할 수 있다"고 진단했다.
오늘 470명…1주간 일평균 지역발생 사실상 2.5단계 재진입
◇ 안성시 축산물공판장서 90명 감염…"거리두기 개편안 적용은 유행상황 안정화 이후"
이런 가운데 감염에 취약한 사업장과 가족·지인모임을 고리로 크고 작은 집단감염이 끊이지 않고 있어 당국의 고심이 깊어지고 있다.

대표적으로 경기도 안성시의 한 축산물공판장에서 현재까지 90명의 확진자가 나왔다.

이상원 방대본 역학조사분석단장은 "관련 산업 종사자와 유관 거래기업까지 포함해 3개 시도에 걸쳐 18개 정도의 사업장이 집단감염과 연관된 것으로 파악됐다"고 설명했다.

현재 해당 사업장 종사자와 관계자를 대상으로 전수조사가 진행 중인 만큼 확진자 규모는 더 커질 가능성이 크다.

다중이용시설을 통한 지인·가족 단위의 집단감염도 위험 요소 중 하나다.

방대본에 따르면 지난 1월 이후 주점·음식점 관련 집단감염 사례는 총 13건으로, 관련 확진자만 286명에 달한다.

이 중 '대구 북구 대학생 지인모임 2번 사례'의 경우 한 모임에서 시작된 감염이 참석자와 참석자의 가족을 통해 다른 지인모임으로 퍼져나가면서 총 35명이 연쇄적으로 감염됐다.

이런 모임의 특성상 환기가 어려운 공간에 여러 사람이 장기간 머무르는 데다 식사·음주·춤·노래 등 침방울이 많이 발생하는 행위가 동반돼 감염 규모가 커질 수 있다는 것이 방대본의 설명이다.
오늘 470명…1주간 일평균 지역발생 사실상 2.5단계 재진입
한편 정부는 내주부터 적용할 거리두기 조정안을 오는 12일 오전 발표한다.

지금의 유행 상황으로 보면 현행 거리두기 단계(수도권 2단계, 비수도권 1.5단계)와 5인 이상 사적모임 금지 조치를 이달 말까지 재연장하지 않겠느냐는 관측이 나온다.

정부는 이와 동시에 거리두기 체계 자체를 현행 5단계에서 4단계로 줄이고, 단계별로 사적모임 금지 규모를 세분화하는 거리두기 근본 개편안도 내주에 최종적으로 확정한다.

다만 이번 개편안의 방역 수칙이 현행 거리두기 체계보다는 완화되는 만큼 실제 적용 시점은 유행이 좀 더 안정화된 이후로 잡기로 했다.

정부는 앞서 개편안 기준으로 전국 1단계 수준이 돼야 적용 가능하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1단계와 2단계를 가르는 1주간 일평균 지역발생 확진자 수는 363명으로, 지금은 이보다 37명 많은 수준이다.

윤태호 중수본 방역총괄반장은 "가장 큰 고민은 현재의 거리두기 단계와 개편된 단계 시행 간의 연착륙을 어떻게 할 것인지 하는 부분"이라며 "그간 확충해온 방역적, 의료적 역량에 근거해 개편을 준비하고 있지만 어떻게 하면 잘 연착륙할 수 있을지가 가장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