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형 당뇨병 여성, 가임 기간 짧아"

초경 전에 1형 당뇨병 진단을 받은 여성은 다른 여성에 비해 가임 기간이 짧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당뇨병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2형(성인) 당뇨병은 인슐린 생산이 부족하거나 세포가 인슐린을 활용하는 기능이 떨어져 발생하며 1형 당뇨병은 이와는 달리 면역체계가 인슐린을 만드는 췌장의 베타 세포를 공격, 인슐린이 아주 적게 혹은 거의 생산되지 않아 발생하는 일종의 자가면역 질환이다.

미국 피츠버그 대학 의대의 이얀(Yan Yi) 역학 교수 연구팀은 초경 전에 1형 당뇨병 진단을 받은 여성은 초경이 늦게 시작되고 폐경은 빨리 끝나 가임 기간이 짧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고 의학 뉴스 포털 메드페이지 투데이(MedPage Today)와 헬스데이 뉴스(HealthDay News)가 4일 보도했다.

1950년부터 1980년까지 진행된 당뇨 합병증 역학 연구(Epidemiology of Diabetes Complications) 참가 1형 당뇨병 여성 105명과 전국여성 건강연구(Study of Women's Health Across the Nation) 참가 여성 178명의 조사 자료를 비교 분석한 결과 이 같은 사실이 확인됐다고 연구팀은 밝혔다.

이들 중 폐경 전 자궁 또는 난소 절제 수술을 받거나 폐경으로 넘어가는 시기에 호르몬 대체요법을 받은 여성은 연구 대상에서 제외됐다.

전체적으로 초경 전에 1형 당뇨병 진단을 받은 여성은 초경 시작 연령이 평균 0.5년 늦고 자연 폐경이 평균 2.5년 빠른 것으로 나타났다.

이 결과는 연령, 인종, 체중, 흡연, 고혈압, 혈중 콜레스테롤, 경구 피임약 사용, 임신 횟수 등 다른 변수들을 고려한 것이라고 연구팀은 설명했다.

다만 초경 이후에 1형 당뇨병이 발생한 여성은 가임기간 단축이 그리 크지 않았다고 연구팀은 밝혔다.

이러한 가임 기간 단축은 인슐린 조절 장애 때문으로 연구팀은 추측했다.

여성의 이른바 '시상하부-뇌하수체-부신 축'(HPA axis)이 정상적으로 유지되는 데는 인슐린이 중요한 역할을 수행하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HPA 축은 시상하부, 뇌하수체, 부신의 상호작용으로 이루어진 피드백 축으로 스트레스에 대한 반응과 소화, 면역계, 감정과 기분, 성, 에너지 저장 및 소모를 포함한 다양한 신체 과정을 조절한다.

이 밖에 1형 당뇨병 여성은 다른 여성에 비해 담배를 피우거나 흡연 이력이 있을 가능성이 작고 체질량지수(BMI: body-mass index)는 낮으며(25.2 대 26.5) '좋은' 콜레스테롤인 고밀도 지단백(HDL) 콜레스테롤 수치도 낮은(61.mg/dL 대 54mg/dL) 경향을 보였다.

1형 당뇨병 여성은 또 경구 피임약 사용률이 낮고(63.5% 대 77.5%), 임신율도 낮았다(72.4% 대 91%).
이에 대해 북미 폐경학회의 메이요 클리닉의 스테파니 파우비온 의료 실장은 1형 당뇨병 여성의 건강 위험은 난소의 조기 노화에서 끝나지 않으며 조기 폐경으로 인한 심혈관 질환, 골다공증, 조기 사망 위험도 커진다고 말했다.

이 연구 결과는 북미 폐경학회(NAMS: North American Menopause Society) 학술지 '폐경'(Menopause) 최신호에 발표됐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