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상현도, 안철수에 '조언자' 자처
안철수 띄우는 홍준표…'포스트 김종인' 자락 깔기?
무소속 홍준표 의원의 행보가 눈길을 끈다.

서울시장 보궐선거에 출마한 야권 후보들을 두루 찾아다니며 선전을 독려하고 있다.

특히 국민의당 안철수 후보와의 교류가 두드러진다.

지난달 초 대구 동화사에서 조우했고, 24일에는 국민의당 당사를 방문해 1시간가량 면담했다.

홍 의원은 안 후보와 금태섭 전 의원의 '제3지대 단일화' 첫 토론을 극찬한 뒤 "안초딩이라고 놀렸던 것 정중히 사과드린다"며 호의적 손짓을 했다.

홍 의원이 여론조사 지지율 상으로 '야권 단일후보'로 가장 유력한 안 후보와 거리를 좁히는 이면에는 4·7 재보선 이후를 염두에 두고 '큰 그림'이 깔린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만약 안 후보가 야권 단일후보로 나서고, 국민의힘은 서울시장 후보를 내지 못하는 구도로 흐른다면, 선거 승패를 떠나 야권 정계 개편의 소용돌이가 일어나지 않겠느냐는 것이다.

이 경우 홍 의원으로서는 야권 대권주자로서의 존재감을 부각할 정치적 공간이 열릴 수 있다.

홍 의원이 자신의 복당에 부정적인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에 견제구를 던지는 것도 비슷한 맥락으로 해석된다.

'포스트 김종인 체제'의 밑자락을 까는 뉘앙스로도 읽힌다.

홍 의원은 최근 페이스북에서 "국민의힘 경선이 왜소해진 것은 김 위원장 때문"이라고 했다.

역량 있는 집토끼를 키우지 않고, 새 인물 찾기에만 골몰하다 '빈손 신세'라는 게 비판의 핵심이다.

지난해 김 위원장에게 하루가 멀다하고 독설을 쏟아내던 것에 비해 빈도는 줄었지만, 여전히 불편한 심기를 감추지 않고 있다.

홍 의원처럼 당 밖에서 절치부심하는 무소속 윤상현 의원도 안 후보와의 스킨십을 강화하고 있다.

안 후보를 "야권의 현실적인 대안"이라 부르며 힘을 모아주고 있다.

야권 관계자는 연합뉴스와 통화에서 "윤 의원이 4선 중진으로서 안 후보에게 조언하는 것으로 안다"며 "야권 통합을 위해 물밑 역할을 하려는 것으로 이해된다"고 전했다.

당사자들은 확대 해석을 경계했다.

홍 의원은 통화에서 "오늘 나경원 후보를 만나고, 오세훈 후보는 경선 통과한 후에 만나자고 해서 그러기로 했다"면서 "후보들 격려라도 해야 할 것 아닌가"라고 말했다.

윤 의원은 "여의도 정치권에서 보기 드문 착한 심성의 소유자로서 여야 간 증오와 반목의 정치를 넘어설 수 있는 인물"이라고 안 후보를 돕는 이유를 설명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