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상 2∼8도 유지해야 하나 이송 중 1.5도로 떨어져…백신 교체
질병청 "차량 고장 탓은 아냐…백신 문제 없지만 처음이라 주의"
"수송용기 온도 낮아져" 제주도민 맞을 백신 전량 회수, 재이송
제주도민에게 접종할 첫 아스트라제네카(AZ) 백신이 이송 도중 적정 온도 범위를 벗어나 방역 당국이 전량 회수하고 재이송하는 혼란을 겪었다.

25일 질병관리청 등에 따르면 전날 오후 경기 이천 물류센터에서 냉동 탑차를 이용해 제주까지 보낼 3천900회분 분량의 백신 이송을 시작했다.

AZ 백신은 영하 70도 안팎의 초저온 상태를 유지해야 하는 화이자 백신과 달리 영상 2도∼8도의 상온에서 저장이 가능하다고 알려졌다.

"수송용기 온도 낮아져" 제주도민 맞을 백신 전량 회수, 재이송
그러나 이천 외곽을 벗어날 무렵 차량 내 수송 용기의 온도가 한때 영상 1.5도로 떨어졌다.

통합관제센터를 통해 온도 유지와 운행 위치 등을 추적하던 질병청은 해당 차량을 물류센터로 옮기고 새로운 백신을 실은 차량을 출발시켰다.

해당 백신은 차량으로 목포 여객선터미널까지 이송한 뒤 카페리를 이용해 제주로 이송할 계획이었다.

애초 오후 11시께 차량이 도착하면 25일 새벽 1시께 카페리가 백신을 싣고 제주로 출발할 예정이었다.

그러나 백신을 전량 교체하면서 목포항 예상 도착 시간이 1시간 30분가량 지연될 것으로 보인다.

새 백신을 실은 차량은 오후 9시 무렵 수도권을 벗어난 것으로 알려졌다.

백신이 여객선 정기 출항 시간인 새벽 1시 이전에 도착하면 제주항에는 당초 계획대로 오전 6시께 도착할 전망이다.

방역 당국은 백신이 온도에 민감한데다가 지난해 계절성 독감 인플루엔자 백신이 상온에 노출됐을 당시 신뢰도에 큰 영향을 준 바 있어 백신을 교체한 것으로 파악됐다.

질병청 관계자는 "차량 주행이나 온도 조절 기능이 고장 난 것은 아니고 수송용기 온도가 미세하게 낮아진 것으로 확인했다"고 해명했다.

이 관계자는 "정밀 조사를 해야 하지만 제품 자체에는 문제가 없는 것으로 보인다"며 "다만 제주까지 가는 첫 백신이고 엄밀하게 판단하면 적정 온도를 일탈한 점, 선박 출발까지 어느 정도 시간이 남은 점 등을 고려해 교체를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