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자서 크레인 조종하며 코일 비닐 해체…2인 1조 수칙 위반 조사 중
중대 재해기업 처벌법 통과에도 동국제강서 또 산업재해 사망사고
6.3t 코일 포장재 혼자 벗기던 근로자 압착 숨져…노동청 조사(종합2보)
동국제강 공장에서 혼자 작업하던 노동자가 6.3t 코일에 끼여 숨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경찰과 고용노동청은 해당 사업장이 2인 1조 근무 수칙을 위반했는지 여부를 집중적으로 조사하고 있다.

17일 경찰과 부산고용노동청에 따르면 지난 16일 오후 5시께 부산 남구 동국제강 부산공장 원자재 제품창고서 일하던 50대 직원 A씨가 철강 코일 사이에 끼이는 사고를 당해 병원으로 이송됐지만 숨졌다.

A씨는 사고 당시 무게가 6.3t에 달하는 코일 포장지 해체작업을 하고 있었다.

홀로 소형 크레인을 무선 리모컨으로 직접 조종해 코일을 옮겨가며 커터칼로 포장지 해체 작업을 했던 것으로 알려진다.

인근에서 작업 중인 회사 동료가 비상 사이렌을 듣고 현장에 달려가 코일 사이에 낀 A씨를 발견했다.

경찰은 고용노동청과 함께 작업 안전 수칙 준수 여부를 확인하는 등 정확한 사고 경위를 조사하고 있다.

산업안전보건법에 따르면 중량물 취급 작업을 할 때는 작업계획서를 작성하고 작업 지휘자와 작업자가 2인 1조로 작업해야 한다.

노동청은 해당 사업장이 2인 1조 근무 수칙을 위반했는지 여부를 집중적으로 들여다보고 있다.

부산고용노동청 근로감독관은 "작업은 혼자 한 것이 맞지만, 작업지휘자 유무 여부는 조사 중이라 말할 수 없다"며 "중량물 취급 작업을 할 때는 실시간으로 작업자와 지휘자가 소통이 필요해 그 부분을 위반했는지 집중적으로 들여다보고 있다"고 말했다.

해당 작업장은 사고 발생한 지난 16일부터 작업이 중단된 상태다.

최근 중대 산업재해기업 처벌법이 진통 끝에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지만, 산업현장 곳곳에서 안전사고가 계속되고 있다.

중대재해기업처벌법은 2022년 1월 27일부터 시행돼 이번 사고에 적용되지 않는다.

동국제강에서는 최근 몇 년간 노동자 안전사고가 잇따라 발생했다.

올해 1월에는 동국제강 포항공장에서 50대 식자재 납품업자 B씨가 화물 승강기에 껴 사망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지난해 1월에도 동국제강 부산공장에서 유압기를 수리하던 외주업체 직원이 기계에 끼어 1명이 숨지고 1명이 다쳤다.

2019년에는 인천 제강소 내 창고형 공장에서 협력업체 직원이 추락하는 사망사고가 발생했다.

2018년 8월에는 부산공장에서 배관 파열 사고로 근로자 1명이 화상을 입어 노동청의 작업 중지 명령에 따라 14일간 1EGL 공정이 중단되기도 했다.

지난해 실적 발표에서 환경 안전 부문에 투자를 늘리겠다고 발표한 동국제강은 오는 18일 환경안전 투자 규모 확대를 위한 논의를 할 예정이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