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 고속버스터미널·톨게이트 한산…고속도로도 소통 원활
"명절다운 명절 보내고 싶어요"…아쉬움 가득한 귀경길 풍경
"다음 명절에 또 올게요.

"
설 명절 연휴 마지막 날인 14일 오전 광주 서구 종합버스터미널에서 서울행 고속버스에 오르는 딸의 모습을 지켜보던 어머니 김모(67)씨는 버스가 떠날 때까지 눈을 떼지 못했다.

마음만 먹으면 언제든 만날 수 있는 거리지만 작별의 순간은 언제나 아쉬움으로 가득했다.

더욱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타지역을 방문하는 게 부담이 되어버린 상황은 작별하는 모녀의 마음을 더 무겁게 했다.

예년 같으면 귀경객들로 북적였을 터미널 대합실 역시 한산하기 그지없었다.

코로나19로 5인 이상 가족·친지 모임을 금지한 정부의 거리두기 지침에 따라 이번 설 명절 연휴에 고향을 찾는 사람들이 부쩍 줄어들면서다.

취소된 좌석이 나오면 그 자리에 타기 위해 줄을 서던 귀경객들도, 당일 예매를 하기 위해 매표소 앞에 늘어서 있던 긴 줄도 찾아보기 어려웠다.
"명절다운 명절 보내고 싶어요"…아쉬움 가득한 귀경길 풍경
승차장에는 서울로 향하는 고속버스가 3∼5분 만에 한 대꼴로 쉴 새 없이 드나들었지만, 차량에는 승객이 절반도 채 되지 않는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명절에 오지 못한 자녀들이 마음에 걸렸던 한 중년 부부는 고향 음식이 잔뜩 들어있는 짐을 두 손 가득 들고 와 고속버스 배송 서비스에 맡기기도 했다.

서울행 버스에 오르려던 장준구(41) 씨는 "어머니 홀로 명절을 보내게 할 수 없어서 아내와 아이는 집에 두고 저 혼자 고향 집에 왔다가 돌아가는 것"이라며 "올해 추석 땐 코로나19 걱정 없이 온 가족이 모이는 명절다운 명절을 보내고 싶다"고 말했다.

귀경길 고속도로도 막히는 구간 없이 대부분 소통 원활했다.

이날 정오를 기준으로 광주 톨게이트 통행량은 입구 9천243대, 출구 2천624대로 집계돼 평소 휴일보다 더 한산한 모습을 보였다.
"명절다운 명절 보내고 싶어요"…아쉬움 가득한 귀경길 풍경
도로교통공단 관계자는 "코로나19의 영향 때문인지 이번 명절 고속도로 통행량은 전년과 비교해 평균 12%가량 줄었다"며 "어제까지 대부분 귀경길 차량은 빠져나가 귀경길 정체는 없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