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해 아동 얼굴에 든 시퍼런 피멍/사진제공=피해 아동 친부
피해 아동 얼굴에 든 시퍼런 피멍/사진제공=피해 아동 친부
합의이혼한 엄마의 남자친구가 네 살 아이의 얼굴을 피멍이 들 정도로 때린 후 법정에서 피해자 측과 합의를 시도하겠다고 밝혔다. 다만 피해 아동의 친아빠는 강력한 처벌을 원한다고 했다.

20일 춘천지법 형사2단독 박진영 부장판사는 아동복지법상 아동학대 등 혐의로 기소된 박모(40)씨의 첫 공판을 열었다. 박씨 측 변호인은 혐의를 인정했다. 그러면서 "피해자들과 합의를 논의 중"이라며 속행을 요청했다.

반면 피해자 측 변호인은 재판부에 박씨의 엄벌해달라는 탄원서를 낼 정도로 강력한 처벌을 원했다고 전했다. 재판이 끝난 뒤 피해 아동의 친아빠는 "결코 합의해서는 안 될 것"이라는 의견을 밝혔다.

박씨는 지난해 11월 5일 밤 최근 남편과 합의 이혼을 한 여자친구인 A(27)씨가 잠시 집을 나간 사이 A씨의 아들 B(4)군의 머리를 세게 때려 전치 3주의 상해를 가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폭행이 발생한 이튿날 어린이집에 등원한 B군은 도착하자마자 코피를 흘렸고 어린이집 원장은 B군이 폭행당한 흔적이 있어 아동학대 의심 신고를 했다. 이어 아동보호전문기관과 경찰은 일단 친모를 의심하고 조사에 착수했으나 이렇다 할 혐의점을 찾지 못했다.

이 같은 와중에 A씨는 지난해 11월 9일 경찰에 찾아가 박씨의 폭행 사실을 털어놨다. A씨는 집 안에 설치돼 있던 폐쇄회로(CC)TV도 증거로 제출했다. 박씨로부터 머리를 세게 맞은 것으로 알려진 B군은 뒤통수와 얼굴 옆면에 시퍼런 피멍이 생기더니 며칠 지나지 않아 피멍은 눈가로까지 번졌던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이 사건은 친아빠가 지난해 11월 인터넷 커뮤니티 '보배드림' 게시판에 "제 사랑스러운 아이가 내연남에게 심각하게 폭행을 당했습니다"라는 글을 올리면서 빠르게 확산됐다.

이 글에서 친아빠는 "아들을 보기 위해 경찰에 신고했지만 양육권이 없어 그냥 돌아왔다"며 "제가 손을 쓸 수가 없다. 우리나라 법이 이렇다더라. 가해자를 감옥에 꼭 감옥에 보내고 싶다"고 전했다.

배성수 한경닷컴 기자 baeba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