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 의견…"부산, 경남 등 5개 지역 내주 2단계 격상 예상"
일부서는 "수도권 방역 조치 강화에 '풍선효과' 우려" 지적도
전국 1.5단계-수도권 2단계+α에…"효과있어" vs "충분치 않아"
정부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세를 누그러뜨리려 내달 1일부터 방역 고삐를 다시 단단히 조이기로 했다.

전국의 '사회적 거리두기' 단계는 1.5단계로 격상하되 부산, 강원 영서 등 5곳은 2단계 격상을 추진하고, 수도권에서는 2단계 조처에 더해 몇몇 감염 우려 시설의 영업 제한을 강화하는 '핀셋' 방역 규제를 하겠다는 게 핵심이다.

이와 관련해 전문가들은 최근 집단감염이 발생한 사우나·한증막, GX류 실내체육시설을 금지하는 조처는 일부 긍정적으로 평가하면서도 '3차 유행' 단계에 이른 확산세가 꺾일지에 대해서는 의견이 갈렸다.

기모란 국립암센터 교수는 29일 연합뉴스와 통화에서 "정부가 오늘 발표한 것은 전국적으로 기존의 거리두기 단계보다 한 단계씩 높인 거나 마찬가지"라고 평가했다.

기 교수는 수도권 내 사우나·한증막 시설 운영 중단, 스피닝 등 격렬한 GX류 시설 집합금지 등의 조처에 대해 "개인의 동선을 줄인다는 측면에서 강제성을 강화하는 의미가 있다.

효과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내다봤다.

그는 "단계에 따라서 거리두기 단계별 조처를 수동적으로 따르게 되면 방역 효과가 없다"면서 "시민들이 개인 모임과 소모임 등을 줄이는 등 보다 적극적으로 개인 방역에 신경 써야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오늘 언급된 부산, 경남, 강원 영서 등 5개 지역은 확진자가 증가하는 지역인 만큼 다음 주 중에 거리두기 단계를 2단계로 격상할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봤다.

반면, 김우주 고려대 구로병원 교수는 "수도권에서 1.5단계 조처를 약 일주일간 했지만 별 효과가 없었다"면서 전국의 거리두기 단계를 1.5단계로 올리는 것에 대해 "충분하지 않고 실효성이 없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전국 1.5단계-수도권 2단계+α에…"효과있어" vs "충분치 않아"
김 교수는 "이미 엎질러진 물처럼 곳곳에서 집단발병이 발생한다"면서 "코로나19 확진자가 집단으로 발생하는 곳을 쫓아가서 방역을 신경 쓰면 또 다른 곳에서 감염 사례가 나오는 터라 대응이 상당히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호텔, 파티룸 등 숙박시설에서 주관하는 연말연시 행사 등을 모두 금지하도록 한 조처를 언급하며 "차로 1∼2시간만 가면 지방인데 수도권을 금지한다고 하더라도 '풍선 효과' 때문에 실효성이 없을 것"이라고 전망하기도 했다.

김남중 서울대 의대 교수는 "당장 사우나, 체육시설 등에서 확진자 수가 많이 늘어나는 상황인 만큼, 이런 곳을 막는 것은 효과가 있을 것"이라면서도 이런 조처들이 3차 유행을 꺾을 수 있을지에 대해서는 "알 수 없다"고 선을 그었다.

그는 "지금은 이런 시설들 뿐 아니라 전국적으로 여기저기서 확진자가 발생하는 상황"이라며 "(앞선) 지난 유행들과 달리 이번 코로나19 유행에서는 환자 수가 쉽게 줄지 않을 것"이라고 우려했다.

정부가 이날 내놓은 거리두기의 수위와 향후 추가적인 단계 격상 가능성 등을 두고도 전문가들의 입장이 조금씩 달랐다.

기모란 교수는 "단계 격상은 확진자 수, 감염 재생산 지수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결정하는데 이번에 수도권에서 거리두기 단계를 올리지 않은 것은 재생산지수가 조금씩 떨어지는 상황이기 때문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감염재생산 지수는 환자 1명이 평균적으로 얼마나 많은 타인에게 바이러스를 옮기는지 보여주는 지표다.

이에 반해 김우주 교수는 "다음 주말쯤 되면 치료 병상이 부족해 집에서 대기하는 환자들도 생길 수 있다"면서 정부가 지난 7일 내놓은 거리두기 개편안과 관련해 "5단계 구조 자체가 다소 느슨하다"고 지적했다.
전국 1.5단계-수도권 2단계+α에…"효과있어" vs "충분치 않아"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