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8일 오전 서울 중구 국립중앙의료원에 마련된 선별진료소에서 의료진이 코로나19 검체 채취를 위해 내원객들에게 안내하고 있다/사진=뉴스1
지난 8일 오전 서울 중구 국립중앙의료원에 마련된 선별진료소에서 의료진이 코로나19 검체 채취를 위해 내원객들에게 안내하고 있다/사진=뉴스1
새로운 사회적 거리두기 도입이 일주일을 넘어서는 가운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 수가 증가세를 이어가고 있다. 특히 이 달 3일 이후 하루를 제외하면 줄곧 세 자리 수를 유지하자 방역 당국엔 비상이 걸린 상태다.

중앙방역대책본부는 9일 0시 기준으로 신규 확진자가 126명 늘어 누적 2만7553명이라고 밝혔다. 국내 발생 사례는 99명이고, 해외 사례는 27명으로 집계됐다. 사망자는 2명 증가해 누적 480명이다.

신규 확진자는 전날(143명)에 이어 이틀 연속 세 자릿수를 기록했다. 보통 주말과 휴일에는 검사 건수가 평일보다 절반가량으로 대폭 줄어드는데도 양일 모두 100명대를 나타낸 것이어서 방역당국이 확진자 발생 추이에 촉각을 세우고 있다.

새로운 사회적 거리두기가 도입됐지만 신규 확진자 수는 오히려 늘고 있어 문제다. 중대본에 따르면 지난 일주일간 하루 평균 국내 발생 확진자 수는 약 89명으로 5주 연속 증가 추세다. 이달 들어서만 해도 일별 확진자 수를 보면 124명→97명→75명→118명→125명→145명→89명→143명→126명 등 9일간 6차례나 100명 선을 넘었다.

최근 들어 요양병원·시설 등 코로나19 감염 취약시설뿐 아니라 직장이나 각종 소규모 모임 등 일상 곳곳에서도 새로운 집단발병이 잇따르면서 코로나19 확산세가 좀처럼 잦아들지 않고 있다.

전날까지 나온 주요 사례를 보면 서울 강남구 역삼역과 관련해서 전날까지 직원과 지인, 가족 등 총 11명이 확진됐고, 서초구의 한 건물에서도 지난 3일 첫 감염자가 나온 이후 전날까지 누적 확진자가 13명으로 늘었다.

이 밖에도 수도권 중학교-헬스장(누적 69명), 서울 영등포구 부국증권(22명), 충남 아산 직장(35명), 천안 콜센터(32명), 대구 서구 대구예수중심교회(32명), 경남 창원시 일가족(28명) 등에서도 확진자 규모가 연일 불어나는 양상이다.

이날 지역발생 확진자(99명)는 전날(118명)보다 19명 줄어 두 자릿수를 나타냈지만, 100명에 육박했다. 지역별로 보면 서울 39명, 경기 21명, 인천 1명 등 수도권이 총 61명이다. 수도권 외 지역은 강원 11명, 충남 10명, 대구 6명, 경남 4명, 전북 3명, 충북·전남 각 2명이다.
강도태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제1총괄조정관(보건복지부 2차관, 왼쪽)이 9일 오전 세종시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응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회의를 주재하며 발언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강도태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제1총괄조정관(보건복지부 2차관, 왼쪽)이 9일 오전 세종시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응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회의를 주재하며 발언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해외 확진자도 꾸준히 발생하고 있다. 해외유입 확진자는 27명으로, 전날(25명)에 이어 20명대를 나타냈다.

신규 확진자 가운데 11명은 공항이나 항만 입국 검역 과정에서 확인됐고 나머지 16명은 서울(7명), 부산·충북(각 2명), 인천·광주·경기·전북·경북(각 1명) 지역 거주지나 임시생활시설에서 자가격리하던 중 양성 판정을 받았다.

유입 국가는 러시아 5명, 미국 4명, 미얀마 2명, 인도 2명, 이탈리아 2명, 이집트 1명, 태국 1명, 필리핀 1명, 인도네시아 1명, 스위스 1명, 슬로바키아 1명, 프랑스 1명, 폴란드 1명, 우크라이나 1명, 영국 1명, 멕시코 1명, 수단 1명 등이다.

확진자 사망 사례도 늘고 있다. 이날 사망자는 전날보다 2명 늘어 누적 480명이 됐다. 국내 평균 치명률은 1.74%다. 코로나19로 확진된 이후 상태가 위중하거나 악화한 '위중증' 환자는 전날보다 1명 줄어 57명이다.

이같은 이유로 정부는 거리두기 단계 격상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현재 충남 천안·아산을 제외한 전국에 새로운 '사회적 거리두기' 1단계가 시행 중이지만, 지금의 확산세가 계속되면 언제든 1.5단계로 올라갈 수 있는 상황이다.

앞서 강도태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 1총괄조정관(보건복지부 2차관)은 이날 오전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중대본 회의 모두발언을 통해 "어렵게 유지하고 있는 우리의 일상이 다시 위협받을 수도 있다"며 "국내 확진자 수의 증가세를 막지 못한다면 '사회적 거리두기'의 단계가 상향 조정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거리두기 등 방역수칙을 준수하며, 발열 등 증상이 생기면 즉시 가까운 선별진료소를 통해 검사를 받아달라"며 "방역당국은 고령자와 기저질환자를 보호하기 위해 수도권의 요양시설·병원 등 감염 취약시설에 대한 일제 검사를 마무리하겠다. 전국의 모든 취약시설에서도 2주 또는 4주 간격으로 선제적 진단검사를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한경닷컴 뉴스룸 ope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