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국 후 강도 높은 압박조사…자포자기 심정으로 진술"
'횡령 혐의' 수원여객 前임원 "김봉현, 도피 권유·지원"
회삿돈을 횡령해 해외로 도피했다가 자수한 수원여객 전 임원이 6일 김봉현 전 스타모빌리티 회장의 권유로 도피했고 전세기를 비롯한 재정적 지원까지 받았다고 주장했다.

수원여객 전 재무이사 김모씨는 이날 서울남부지법 형사13부(신혁재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김 전 회장의 재판에 증인으로 출석해 "2018년 10월부터 2019년 1월 사이 수원여객 회사자금을 다른 법인에 보낸 사실이 있다"며 횡령 혐의를 시인했다.

그는 "당시 수원여객에 당장 필요하지 않은 은행권 대출이 생겼다"며 "저리로 돈을 빌린 상황이라 조금 더 높은 이자를 받고 자산을 운용하면 비영업 이익을 얻을 수 있을 거라고 보고 다른 회사로 돈을 보냈다"고 말했다.

김씨는 김 전 회장 등과 공모해 수원여객 회삿돈 241억원을 빼돌린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이들은 수원여객 회사 계좌에서 김 전 회장이 지배하는 회사 등 4개 법인 계좌로 돈을 보냈다.

김 전 회장은 횡령액 249억원 중 89억 원 상당을 스타모빌리티(옛 인터불스) 인수 등 개인적인 용도로 쓴 것으로 조사됐다.

김씨는 "빠져나간 수원여객의 돈이 원래 목적과 다른 곳에 사용됐다는 사실은 알지 못했다"고 말했다.

김씨는 횡령이 드러나자 지난해 1월께 해외로 도피한 후 중국과 동남아시아 등을 전전하다 캄보디아 이민청에 자수해 귀국했다.

그는 "당시 김 전 회장 권유로 도피를 시작했다"며 "김 전 회장은 도피자금으로 초기에 5천만 원을 줬고 이후에는 전세기까지 지원해 주는 등 적극 도왔다"고 밝혔다.

김씨 또 귀국 후 강도 높은 검찰 조사를 받았으나, 이 과정에서 작성된 일부 검찰 조서에 동의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그는 "캄보디아 현지 불법입국자 수용소에 있다가 귀국했는데 몸 상태가 좋지 않은 상황에서 10회가량 연이어 조사를 받았다"며 "7회 조서를 쓸 때는 검사가 말장난하냐고 압박해 자포자기하는 마음으로 조사관이 말하는 대로 진술했다"고 밝혔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