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칭 '다이빙 소시지' 본 민간 구조대가 공기통 바닥난 다이버들 구조

제주 해상 표류 스쿠버다이버 3명의 생존 구조는 말 그대로 극적으로 이뤄졌다.

강풍 부는 바다서 수시간 표류하던 다이버 '빨간 부이'가 살렸다
하마터면 초속 10m가 넘는 강한 동풍과 조류에 수 시간 이상 해상 표류한 데다 구조가 더 늦어졌다면 실종자 3명이 먼바다로 떠내려가는 등 생명이 위태로울뻔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수면에 뜬 속칭 '다이빙 소시지'(SMB·막대 모양 빨간색 구조 신호용 부이)가 구조대에 눈에 띄어 실종자 3명의 생명을 구사일생으로 구할 수 있었다.

구조 신호용 부이는 표류 스쿠버다이버 중 1명인 인솔 강사가 표류하면서 수면에 띄웠으며, 이 구조 신호용 부이를 인근에 있던 관광 보트(민간 구조대) 탑승자의 눈에 띈 것도 이들의 구사일생을 도왔다.

서귀포 범섬 북쪽 300m 해상에 멈춘 낚시 어선에서 스쿠버다이버 강사 김모(28)씨와 수강생 2명이 바다로 뛰어내린 것은 22일 정오께다.

이들은 1시간이 채 지나지 않아 수면으로 나왔지만, 입수 지점과 출수 지점이 달라 선장은 이들을 발견할 수 없었다.

낚시 어선 선장은 이상함을 느껴 오후 1시 14분께 해경에 신고했다.

신고를 받은 서귀포해경이 구조정 등을 사고 현장에 보냈지만, 물속으로 들어간 다이버 3명을 찾지 못했다.

서귀포해경은 동시에 민간 수상레저업체인 퍼시픽 리솜의 구조대(이하 민간 구조대)에 수색 협조를 요청했다.

민간 구조대는 사고 해역을 수색하던 중 오후 4시 25분께 구조 신호용 부이를 발견했다.

민간 구조대가 구조 신호용 부이를 발견한 곳에 가까이 접근하고서야 이들 실종 다이버 3명의 모습을 발견할 수 있었다.

일명 다이빙 소시지라고도 부르는 구조 신호용 부이는 1m 남짓한 길이의 길쭉한 모양의 구조 신호 도구다.

물속에 있는 다이버의 현재 위치를 표시해주는 기구로 공기를 불어 넣어 수면에 띄운다.

체험 시간을 합해 4시간 이상 표류하는 등 바다에 있다가 보니 이들 스쿠버다이버의 공기통은 구조 당시 불과 20바 정도만 남은 상태였다.

바는 공기통 내부 압력을 의미하며 남은 공기의 양을 추정할 수 있다.

스쿠버다이버들이 보통 공기통의 내부 압력이 50바(Bar)로 내려가면 출수 절차를 밟는데 강사의 공기통 압력 게이지가 20Bar 아래로 떨어진 것으로 미뤄볼 때 이들이 생존을 위한 사투를 벌였던 것으로 추정된다.

또 구조된 다이버 3명이 구조 당시 저체온증 증세를 호소했던 점을 미루어 볼 때 구조가 지체됐다면 불상사로 이어질 가능성도 있는 상황이었다.

서귀포해경은 이들 스쿠버다이버 3명이 강한 바람에 의해 떠밀려 표류를 한 것으로 추정했다.

서귀포해경은 또, 사고 스쿠버다이빙 업체가 스쿠버다이빙에 안전 강사를 동반하고 1인 이상이 함께 물속으로 들어가는 등 안전 사항을 대부분 준수한 것으로 보고 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