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천900가구 정전·침수 피해 속출…열차 운행도 중단…출근길 대혼란


지난 3일 부산을 강타한 제9호 태풍 마이삭에 이어 나흘 만에 제10호 태풍 하이선의 직접 영향권에 든 부산은 폭우와 강풍에 다시 쑥대밭이 됐다.

하이선은 초속 30m를 넘는 강풍과 최대 200㎜의 많은 비를 뿌려 침수·산사태 피해가 속출했고 출근길에 나선 시민들은 공포에 떨어야 했다.

부산시가 7일 잠정 집계한 태풍 피해에 따르면 부상자는 1명이다.

이 남성은 이날 오전 9시 15분께 남구 유엔로에서 강풍에 세워둔 간판에 머리를 맞았다.

부산시 집계에서는 빠졌지만 해운대구 중동 한 고층건물 로비에서 환경미화원이 강풍에 넘어져 머리 부위를 다쳤고, 동래구 온천동 한 육교 엘리베이터가 정전으로 멈추면서 안에 갇힌 57세 남성이 119에 구조되기도 했다.

간판 행인 덮치고 벽돌에 차 폭삭…하이선에 쑥대밭된 부산(종합2보)
부산진구 개금동에서 산사태로 유출된 토사가 인근 주택을 덮치는 바람에 60대 남성이 집안에 갇혔다가 119 구조대원에게 가까스로 구조됐다.

오전 7시 50분께는 광안대교를 달리던 1t 트럭이 다리를 가로지르는 강한 횡풍에 그대로 넘어져 자칫 바다로 떨어질 뻔한 상황에서 소방과 경찰이 힘을 합쳐 운전자를 구조하는 일도 있었다.

영도구에서는 벽돌담이 무너져 주차된 승용차가 폭삭 내려앉는 사고도 발생했다.

이외에도 강풍에 신호등이 꺾기거나 가로등이 부러지고 서구 한 도로에서는 주택가 옥상에서 떨어진 물탱크가 나딩구는 등 강풍 피해가 많았다.

지난 7월 폭우에 물에 잠겼던 동구 자성대 아파트 18가구는 이번 태풍에도 침수 피해를 겪었다.

간판 행인 덮치고 벽돌에 차 폭삭…하이선에 쑥대밭된 부산(종합2보)
이날 부산경찰청 112 종합상황실에 접수된 태풍 신고는 326건, 부산소방재난본부에 접수된 신고는 653건에 달했다.

도로 통제도 속출했다.

거가대교, 광안대교, 부산항대교 등 해상교량은 물론이고, 동래구 연안교, 세병교 등 내륙 하천 도로 등 68곳이 통제됐다가 오후 들어 차례로 통행이 재개되고 있다.

강서구 미음 터널 주변은 사면이 붕괴해 토사가 유출되면서 창원∼부산 간 도로가 전면 통제돼 한국도로공사가 복구에 나설 예정이다.

도로 침수로 차량이 물에 잠긴 곳도 많았다.

부산김해경전철과 동해선은 이날 오전 5시 첫차부터 운행이 중지됐고, 경부선 일부 구간 운행도 중지됐다가 점차 재개되고 있다.

부산도시철도 1∼4호선 전동차와 시내버스는 정상 운행하고 있지만, 도시철도 지상 구간은 한때 40㎞로 서행했다.

태풍이 부산에 가장 근접하는 시점이 오전 8∼9시 출근 시간과 겹치면서 교통 혼잡도 빚어졌다.

곳곳이 통제 구간인 데다가 차들이 한꺼번에 몰려나오자 일부 도로는 아예 주차장으로 변했다.

간판 행인 덮치고 벽돌에 차 폭삭…하이선에 쑥대밭된 부산(종합2보)
특히 토사 유출과 침수로 남해고속도로 진입구간이 전면 통제된 영향 등으로 만덕터널, 미남로터리 등에는 극심한 정체가 빚어졌다.

관공서 등은 출근시간을 미뤘지만 일반 사업체들은 정상 출근하면서 비와 강풍이 몰아치는 출근길에 나선 시민들은 큰 불편과 함께 두려움에 떨어야 했다.

부산시는 태풍이 접근하기 전에 7개 구·군 103가구의 171명을 지인 집이나 모텔 등으로 사전대피시켰다.

부산 남구 용호동 일대 580여 가구를 비롯해 강풍에 전봇대가 넘어져 부산에서만 5천900여가구에서 정전이 발생해 주민들이 불편을 겪었다.

오후 1시 기준 전력 복구율은 94.5%(5천582가구)다.

상류 유입량이 대거 늘어난 낙동강 하굿둑은 이날 오전 6시 10분을 기준으로 전 수문을 완전히 개방됐다.

아직 구포대교는 주의보 발령까지 수위가 남아있지만, 원동교는 관심 단계를 넘어 주의보 발령까지 수위가 얼마 남지 않은 상태다.

간판 행인 덮치고 벽돌에 차 폭삭…하이선에 쑥대밭된 부산(종합2보)
해운대와 광안리, 송정 해수욕장에서는 강한 파도에 플라스틱병, 스티로폼, 나무토막 등 쓰레기가 대거 밀려와 백사장을 뒤덮었다.

강서구에는 순간 최대 풍속 초속 32.2m의 바람이 불었고, 서구 초속 16m, 영도 14m 바람이 불었다.

금정구에서 200㎜로 가장 많은 비가 내렸고, 동래 174㎜, 북구 146.5㎜, 부산진 141.5㎜, 사하 120㎜, 남구 114.5㎜ 등이었다.

부산과 부산 앞바다에 발령된 태풍경보는 오후 4시를 기해 한 단계 낮은 태풍주의보로 대체됐다.

간판 행인 덮치고 벽돌에 차 폭삭…하이선에 쑥대밭된 부산(종합2보)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