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고발 보류했지만 결국 강행…"환자 생명·안전 위한 불가피한 조치"
정부, 집단휴진 다시 강경대응…"업무개시명령 어긴 10명 고발"
정부가 지난 26일 수도권의 수련병원에서 근무하는 전공의와 전임의를 대상으로 내린 '업무개시 명령'을 따르지 않은 전공의 등 10명을 경찰에 고발했다.

김강립 보건복지부 차관은 28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브리핑에서 "수도권 소재 수련기관의 전공의와 전임의를 대상으로 발령한 업무개시 명령에도 불구하고, 이를 이행하지 않은 10명을 오늘 경찰에 고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김 차관은 최근 수도권을 중심으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가 빠르게 확산하는 상황을 언급하며 "코로나19 위기 상황에서 환자의 생명과 안전을 지키기 위해 선택할 수밖에 없는 불가피한 조치"라고 설명했다.

복지부는 전날 오후 전공의를 고발한다는 일정을 공개했다가 1시간여 만에 일정을 취소한 바 있다.

일정을 취소할 당시 복지부는 "박능후 복지부 장관과 병원장 간담회 등 다양한 경로로 의료계 원로들의 의견을 청취하는 상황"이라며 "전공의에 대한 고발장 제출 일정은 추후 다시 공지하겠다"고 언급했다.

이처럼 전공의 고발 방안을 유보하는 모습을 보였던 복지부가 하루 만에 다시 강경 대응 쪽으로 방향을 조정한 모습이다.

이와 관련해 김 차관은 "어제 복지부 장관과 의료계 원로들 간에 문제를 타결하기 위한 논의가 있었다.

진지한 인식을 공유하고 조속한 타결을 위해 다양한 방법을 강구하고 노력하겠다는 의견이 오갔다"며 말을 아꼈다.

정부와 의료계는 의과대학 정원 확대, 공공의대 설립 등 보건의료 정책을 놓고 연일 갈등 국면으로 치닫고 있다.

대학병원 인턴, 레지던트 등 전공의들은 지난 21일부터 순차적으로 무기한 집단휴진에 나선 가운데 임상강사, 펠로 등으로 불리는 전임의, 동네 의원 의사(개원의) 등도 휴진 대열에 나선 상황이다.

이에 복지부는 지난 26일 오전 8시를 기해 수도권 내 수련병원 95곳에 속한 전공의, 전임의를 대상으로 즉시 진료 현장으로 돌아올 것을 명령하는 업무개시 명령을 내리고 주요 병원 응급실, 중환자실 등을 현장조사를 벌이고 있다.

아울러 업무개시 명령에도 불구하고 자리를 비운 전공의·전임의 등 358명에게 개별 업무개시 명령서를 발부했다.

정당한 이유 없이 명령을 따르지 않으면 면허정지 처분이나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3천만원 이하의 벌금형을 받을 수 있다.

의료인의 경우, 의료법 위반으로 금고 이상의 처분을 받으면 결격 사유로 인정돼 면허까지 취소될 수 있다.

전공의들은 정부의 업무개시 명령에 반발하며 '사직서 제출' 의사까지 밝혔지만, 정부는 이 역시'집단행동'에 해당한다며 업무개시 명령이 적용될 수 있다는 입장이어서 양측의 '강대강' 대치 상황은 이어지고 있다.

복지부가 전국의 전공의 수련기관 200곳 중 165곳을 집계한 결과, 전날 기준으로 전공의 8천825명 가운데 근무하지 않은 인원은 6천70명으로, 휴진율은 68.8%에 달했다.

전임의의 휴진율은 28.1%였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