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부 의과대학 집단행동 거부자 색출·공개 비판 논란

의사 증원 등 정부 정책에 반대해 의과대학 본과 4학년생들의 국가고시 거부 움직임이 일고 있는 가운데 일부 의대에선 집단행동 불참자의 명단을 공개해 논란이 일고 있다.

23일 의료계에 따르면 의대생들의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모 대학 국시거부 참여 거부 명단을 실명으로 공개해놓은 게시물이 올라왔다.
국시거부 불참 의대생 명단공개?…"이탈자 불이익줘야" 주장도
댓글에는 "이런 애들은 미달 기피과 직행시켜야 한다"며 불이익을 줘야 한다는 주장이나 "영원히 기억하고 사랑해줄 후배들이다"며 사회적 낙인에 대한 협박성 경고가 달렸다.

한 이용자는 "모 산부인과 의사 아들 이름이 있는 것 같다"며 개인의 구체적 신상을 언급하는 일도 서슴지 않았다.

동맹휴학에 참여하는 학생의 이름을 성명문에 기재하겠다고 공지한 의과대학도 있다.

이렇게 하면 대부분의 학생이 같은 수업을 들으며 함께 생활하는 의과대학 특성상 미참여자가 누군지 바로 알 수 있게 된다.
국시거부 불참 의대생 명단공개?…"이탈자 불이익줘야" 주장도
의대생들의 선배에 해당하는 전공의들이 의대생들의 국가고시 거부에 압력을 넣는 정황도 드러났다.

한 의과대학 단체 카톡방에는 "현재 본과 4학년 실기 국가고시 비거부 명단 16명 실명 공개돼서 위아래로 퍼지고 있다.

전공의 선생님들도 좋게 보지 않는다"는 내용의 공지가 내려왔다.
국시거부 불참 의대생 명단공개?…"이탈자 불이익줘야" 주장도
다른 일대일(1:1) 대화방에서는 선배로 추정되는 사람이 "본과 3학년 오늘 안 나와야 하는 거 아니냐"며 "전공의들 분위기가 (동맹휴학) 이탈자 색출하려는데, 애들이 분위기 파악을 잘 못 한다"고 하자 후배로 추정되는 사람은 "한번 물어보겠다"고 대답했다.

지난 18일 대한의과대학·의학전문대학원학생협회(의대협)는 내부 회의를 거쳐 9월 1일로 예정된 의사 국가시험 실기시험 응시 거부 및 집단 휴학을 의결했다.

투쟁 열기로 끓어오르는 의대협 분위기 때문에 "휴학이나 시험 거부는 꺼려진다"는 소수 의견은 공개적으로 드러내기 어려운 실정이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