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일 연구가 故김광렬씨 기증 사진·기록 모은 '기억해야 할 사람들'
아픈 역사 잊지 않도록…국가기록원, 日강제동원 사진집 발간
일제강점기 강제동원 현장을 찍은 사진과 기록물 등 가슴 아픈 역사의 증거를 모은 사진집이 나왔다.

행정안전부는 제75주년 광복절을 맞이해 '기억해야 할 사람들-강제동원, 김광렬 기록으로 말하다'를 발간했다고 14일 밝혔다.

이 사진집은 재일교포이자 강제동원 관련 연구자인 고(故) 김광렬(1927∼2015)씨가 수집해 국가기록원에 기증한 2천300여권의 사진과 문서를 1차로 정리·해석한 내용을 담았다.

김광렬씨는 1943년 일본으로 건너간 뒤 1960년대부터 50년 가까이 일본 3대 탄광 지역이자 대표적인 조선인 강제동원 지역인 후쿠오카(福岡) 치쿠호(築豊) 지역을 중심으로 조선인 강제동원 관련 기록물을 수집한 이 분야 대표 전문가다.

그는 2008년 건국훈장 애족장을 받은 독립운동가 김선기(호적상 이름 김점학) 선생의 아들이기도 하다.

아픈 역사 잊지 않도록…국가기록원, 日강제동원 사진집 발간
사진집은 김광렬씨가 탄광 등 조선인이 강제동원된 현장을 직접 찾아다니며 남긴 사진과 기록으로 구성됐다.

1970년대 이후 탄광 폐쇄와 도시개발 등으로 변해가는 하시마((端島, 일명 '군함도')·다카시마(高島) 탄광과 가이지마(貝島) 탄광, 아소광업 등 강제동원 현장과 화장터·위령탑 등이 훼손돼가는 안타까운 모습을 사진으로 확인할 수 있다.

현장 사진 뒷면에 그가 직접 메모한 내용도 사진집에 함께 실어 생동감을 더했다.

김광렬씨는 군함도 해안절벽과 건물 모습을 찍은 1986년 사진 뒷면에 "하시마 주위는 4면이 콘크리트로 깎아지른 듯이 서 있는 낭떠러지다.

이 섬을 탈출하려는 자에게는 바다로 뛰어드는 것 외에 방법이 없다…어선 등에 구출돼 넘겨지면 반죽음을 맞았고 어선은 상금을 받았다고 한다"고 적었다.

아픈 역사 잊지 않도록…국가기록원, 日강제동원 사진집 발간
그가 조선인 강제동원 노무자를 식별할 수 있는 탄광 직원 명부, 치쿠호 지역 300여개 사찰의 조선인 유골과 위패 등을 조사한 기록, 1975년부터 40년간 강제동원 자료 수집활동 내역을 담은 일기장도 사진집에 함께 담겼다.

'기억해야 할 사람들' 사진집 내용은 국가기록원 홈페이지에서 찾아볼 수 있다.

이소연 국가기록원장은 "이번 사진집은 김광렬 선생이 기증한 기록에 담긴 강제동원 실체를 재구성하기 위한 여정의 첫걸음"이라며 "기록의 역사적 의미를 제대로 파악하기 위해서는 더 많은 연구자가 참여해 체계적으로 정리·분석하는 기반이 마련돼야 한다"고 말했다.

아픈 역사 잊지 않도록…국가기록원, 日강제동원 사진집 발간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