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모뉴엘 대표, 재심서 무죄 주장했지만 노역일수만 소폭 줄어
대법 "잘못된 양형으로 열린 재심, 범죄사실은 심리 못해"

양형에 적용된 법 조항이 위헌 결정을 받아 열리게 된 재심에서는 이미 판결이 난 범죄 사실은 다시 심리할 수 없다는 대법원 판단이 나왔다.

재심은 재심이 열리게 된 사유에만 한정해 심리해야 한다는 취지다.

대법원 2부(주심 안철상 대법관)는 관세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박홍석 전 모뉴엘 대표의 재심에 대한 상고심에서 벌금 1억원을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고 6일 밝혔다.

박 씨는 홈시어터 컴퓨터 가격을 부풀린 허위 수출 실적으로 3조4천억원의 불법 대출을 받은 혐의 등으로 구속기소 돼 2016년 10월 대법원에서 징역 15년과 벌금 1억원을 선고받았다.

벌금을 내지 않으면 20만원을 1일로 환산한 기간(500일) 일을 해야 하는 노역장 유치 명령도 받았다.

그러나 대법원 판결 이후 노역장 유치 기간 산정에 적용된 법 조항에 위헌 결정이 내려지자, 그는 2018년 재심 신청을 했고 법원은 관세법 위반 부분에 재심사유가 있다고 보고 재심 개시를 결정했다.

당시 원심은 박 씨의 노역장 유치 기간을 정하면서 2014년 5월 개정된 형법 70조 등을 적용했다.

벌금 1억원 이상은 300일 이상, 5억원 이상은 500일 이상 등 액수에 따라 노역장 유치 기간의 하한을 정하고, 이를 시행일 이후 기소된 사건부터 적용한다는 내용이었다.

그러나 헌법재판소는 2017년 10월 노역장 유치 기간 하한을 정한 형법 70조에 합헌 결정을 내리면서도, 이 조항을 법 시행일 전에 발생한 범죄에까지 소급적용하게 한 형법 부칙 2조1항은 형벌 불소급의 원칙에 어긋난다는 이유로 위헌 결정을 내렸다.

이에 따라 법원은 박 씨의 신청을 받아들여 재심을 열었고 벌금을 내지 않았을 때 노역장 유치 기간을 '25만원을 1일로 환산한 기간'(400일)으로 줄여 선고했다.

박 씨는 재심에서 관세법 위반 혐의와 관련된 공소사실 중 일부에 대해 무죄를 주장했지만 재심 재판부는 재심 대상이 아니라며 아예 심리하지 않았다.

A씨는 관세법 위반 혐의 일부 무죄 주장, 양형 부당 등을 이유로 상고했지만, 대법원 판단은 원심과 다르지 않았다.

재판부는 "재심사유가 노역장 유치 부문에만 있다고 하면서 그 부분에 대해서만 심리·판단한 원심의 판단은 정당하다"고 판시했다.

노역장 유치 기간을 소폭 줄인 원심판결에 대해서도 "노역장 유치 기간을 얼마로 정할 것인가는 법원의 재량"이라며 문제가 없다고 봤다.

/연합뉴스

ⓒ 한경닷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