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펀드 사기' 옵티머스 본부장, '무자본 M&A'로 실형 선고
1조2천억원대 펀드 사기 혐의를 받는 옵티머스자산운용의 사모투자펀드 본부장이었던 홍모(50)씨가 무자본 인수합병(M&A) 사건으로 1심에서 실형을 선고받은 것으로 뒤늦게 드러났다.

5일 법원에 따르면 서울남부지법 형사12부(오상용 부장판사)는 자본시장법상 미공개정보 이용·시세조종·부정거래 등 혐의로 지난달 17일 홍씨에게 징역 3년에 벌금 3억원을 선고했다.

범행을 공모한 연예기획사 씨그널엔터테인먼트그룹의 김모(49) 대표는 재판에 출석하지 않아 선고가 연기됐다.

무자본 M&A를 도운 한모(50)씨와 장모(51)씨에게는 각각 징역 2년에 벌금 3억원, 징역 4년에 벌금 5억원이 선고됐다.

홍씨는 김 대표 등과 공모해 사채·제2금융권 대출 등으로 조달한 자금으로 씨그널엔터를 인수한 뒤, 중국계 투자법인이 씨그널엔터를 인수하는 것처럼 보도자료를 내고 거래소에 허위 공시하는 방식으로 주가를 끌어올려 부당이득을 챙긴 혐의로 기소됐다.

이들은 씨그널엔터 인수자금이 중국에서 지급되는 것처럼 꾸미기 위해 2015년 8월 홍콩과 국내에 페이퍼컴퍼니를 설립했다.

또 허위로 보도자료를 내고 한국거래소의 조회공시 요구에 거짓으로 답하기도 했다.

홍씨는 "중국계 투자법인이 씨그널엔터를 인수할 것이라 믿고 국내 투자금 모집 업무를 맡았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재판부는 "다른 피고인들과 공모해 중국계 투자법인이 씨그널엔터를 자기 자금으로 인수하는 것이 아닌 것을 알면서도 범행에 가담했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다른 피고인들에 대해서는 "증권시장에 대한 신뢰를 훼손하고 손해를 일반 투자자들에게 전가했다"고 양형 이유를 밝혔다.

검찰은 피고인들이 사기적 부정거래로 171억원의 부당이득을 챙겼다고 주장했지만, 법원은 "검찰 증거만으로는 외적 요인으로 인한 주가상승액을 분리 산정할 수 없다"며 받아들이지 않았다.

홍씨와 범행을 공모한 김 대표는 범행 이전인 2015년 2월 방탄소년단(BTS)이 소속된 빅히트엔터테인먼트를 인수하려 시도하기도 했다.

김 대표 측은 2015년 5월 60억원 상당의 빅히트 전환사채(CB)를 인수하기도 했으나 추가 투자금 50억원을 조달하지 못하면서 최종 인수에 실패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