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일간 점포 이름 잘못 공개돼 손님 발길 뚝…국가배상 신청
배상심의위 "손해 인정할만한 객관적 증거 없다"
업주 "국가도, 공무원도 책임 없다면 누구 잘못?"
잘못된 동선 공개로 인한 손해, 지자체 책임 없다…업주 반발
잘못된 코로나19 확진자 동선 공개로 피해를 본 식당 업주가 부산시 등을 상대로 국가배상을 청구했지만 기각됐다.

부산지구배상심의위원회는 엉터리 동선 공개로 영업상 피해를 보았다며 A씨가 신청한 국가배상 신청을 기각했다고 3일 밝혔다.

올해 2월 21일 부산시는 부산 27번 확진자의 동선을 공개하는 과정에서 확진자가 방문한 돈가스 체인점 광안점을 '남천점'으로 잘못 표기했다가 닷새 만에 '광안점'으로 수정했다.

잘못된 표기로 피해를 본 남천점 점주 A씨는 이후 손님들의 발길이 뚝 끊겼다.

A씨는 지난 5월 공무원의 불법행위를 주장하며 휴업 배상과 위자료를 포함 8천400만원을 지자체 등이 배상하라고 주장했다.

하지만 배상위원회는 공무원들에게 배상 책임이 없다고 판단했다.

위원회는 결정서에서 "국가배상법 2조는 공무원이 고의 또는 과실로 법령을 위반해 타인에게 손해를 입히는 경우에 있어 그 손해를 배상하도록 하고 있다"면서 "신청인은 공무원의 위법한 집무 집행행위로 이 사건 손해를 입었다고 주장하나 신청인이 제출한 자료와 피신청인이 작성한 사실조회 회신 및 제반 사정을 종합하면 신청인이 주장하는 손해를 입었다고 인정하기에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만한 객관적 증가가 없다"며 기각 이유를 밝혔다.

배상위원회 결정에 이의가 있으면 2주일 내 재심을 신청할 수 있고, 법원에 손해배상청구 소송도 할 수 있다.

A씨는 강력하게 반발하고 있다.

A씨는 "동선 공개가 잘못된 것이 명백한 사실인데 배상 요청을 기각하면 도대체 누구의 잘못이라는 말이냐"면서 "국가도, 공무원도 아무도 책임지지 않으면 저는 어떻게 하라는 말이냐"고 말했다.

이어 "주로 아이들이 고객이었는데 잘못된 동선 고객 이후 손님들이 찾지 않아 매출에 타격을 입었다"면서 "탁상머리에서 손해를 확인하려 하지 말고, 제 현실을 보고 최소한 한 번이라도 나와서 조사를 해야 했던 거 아니냐"고 말했다.

A씨는 재심을 청구한다는 방침이다.

한병철 변호사는 "(위원회 결정문을 보면) 증거가 부족하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면서도 "공무원의 위법한 직무집행행위에 대한 증거가 부족하다는 것인지, 손해에 대한 입증이 부족하다는 것인지, 인과관계에 대한 입증이 부족하다는 명확하지 않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