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입·유출관에 딸린 작은 관에서만 유충 10마리 발견…"정수장서 흘러온 듯"

22일 오후 2시께 인천시 서구 청라배수지 출입문을 열고 지하로 내려가자 직경 800∼900㎜인 파란색 수도관에 딸린 작은 관에 거름망이 설치돼 있었다.

거름망은 정수장에서 물이 들어오는 지하 1층 유입관과 저장하고 있던 물을 각 가정으로 보내는 지하 2층 유출관에 모두 설치됐다.

인천 서구 지역에서 최초 수돗물 유충 민원 신고가 들어온 지 5일만인 지난 14일부터 이 같은 거름망을 설치한 뒤 인천시 상수도사업본부 직원들은 하루 2번씩 손전등으로 거름망을 비춰보면서 유충이 있는지를 모니터링하고 있다.

14일에는 유출과 유입관에서 각각 유충 4마리와 1마리가 발견됐다.

15일과 16일에는 유출관에서만 유충 3마리와 2마리가 나왔다.

유입·유출관에 딸린 작은 관을 통해서만 유충 10마리가 발견됐다는 점에서 최근 배수지에 유충이 다량 있었던 것으로 추정된다.

상수도본부는 유입·유출관 내부를 모니터링하기는 어려워 이곳과 연결된 작은 관을 통해 제한적으로 모니터링을 하고 있었다.

상수도본부는 청라배수지에서 유충이 나오자 각각 7천500t 규모 물탱크 4개의 물을 모두 빼고 청소를 했다.

또 유입관에는 유충이 들어오는 것을 막기 위해 거름망을 설치했다.

상수도본부는 그러나 배수지에서 유충이 발생했을 가능성은 없다며 정수장에서 발생한 유충이 관로를 따라 이곳까지 온 것으로 추정했다.

배수지가 사실상 밀폐된 상태라 날벌레가 유입될 수 없다는 것이다.

배수지 물탱크와 연결되는 환풍구가 있으나 염소가스가 뿜어져 나와 벌레가 들어갈 수 있는 가능성이 작다고 배수지 관계자들은 설명했다.

송영수 상수도본부 수도시설관리소장은 "배수지에 벌레가 들어오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고 판단한다"며 "염소가스가 나오는 환풍구를 통해 벌레가 들어가 알을 낳았을 가능성은 없다고 본다"고 말했다.
유충 나온 인천 배수지 가보니…뒤늦게 방충망 설치·제초작업

그러나 배수지조차도 평소 날벌레 유입을 막기 위한 조치가 부족했던 정황이 곳곳에서 목격돼 관리부실에 대한 지적이 나왔다.

상수도본부는 날벌레 유입 가능성이 적다면서도 환풍구에 유충 발견 이후 최근에야 방충망을 설치했다.

인천시가 기자들을 초청해 공개한 시설인데도 이날 환풍구 주변에서는 메뚜기 등 벌레 수십마리가 뛰어다녔고 방충망 위를 기어 다니는 벌레도 맨눈으로 쉽게 확인됐다.

환풍구 주변에 길게 자랐던 풀도 최근에야 제초작업을 한 것인지 주변에 잘려 나간 채 흩어져 있었다.

송 소장은 "방충망 설치나 제초작업은 혹시나 모를 가능성도 차단하기 위한 것"이라며 "제초작업의 경우 예산이 허용하는 범위 내에서 1년에 1∼2차례 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인천에는 청라를 포함해 모두 34개 배수지가 있다.

최근 깔따구 유충이 다량 확인된 공촌정수장에서 물을 받는 청라배수지는 청라 1·2·3동과 가정동 일부 등 10만∼12만명에게 수돗물을 공급하는 역할을 한다.

인천에서는 지난 9일 유충 민원이 최초로 발생한 이후 전날인 21일 오후 6시까지 관련 신고 814건이 접수됐고, 211곳에서 실제 유충이 발견됐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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