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판부 "유족 원하면 비공개 재판"…다시 설득할 듯

'진범 논란'을 빚은 이춘재 연쇄살인 8차 사건의 피해자 박모(사망 당시 13세)양 유족이 21일 수원지법에서 열린 재심 3차 공판의 증인 출석 요구에 불응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춘재 8차 사건 유족, 재심 증인 출석요구 불응

재심 청구인 윤모(53)씨의 변호인인 박준영 변호사는 이날 공판에서 "유족이 불출석 의사를 표시한 이상 출석을 요구하는 것은 결례"라며 "검찰이 유족에게 전화로 여러 사실관계를 확인한 후 수사보고 형태로 제출하는 것은 어떻겠냐"고 제안했다.

재판부는 이에 대해 "적절하지 않은 방법 같다.

다만 유족이 원하면 비공개 재판을 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답했고, 검찰은 다시 한번 박양 유족에게 접촉해 증인 출석을 요구하기로 했다.

윤씨 측은 사건 발생 직후 박양 유족이 진술한 현장의 모습, 범인의 흔적 등이 적힌 수사기록과 사건 발생 10개월 뒤 윤씨가 범인으로 검거된 뒤 작성된 수사기록 간에 상당한 차이가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 때문에 사건의 실체적 진실을 밝히기 위해 박양 유족의 증인 출석이 필요한 상황이지만, 유족이 끔찍했던 당시의 기억을 증언하는 것을 꺼리고 있어 실제 출석을 할지는 미지수이다.

이날 출석이 예정돼 있던 당시 피해자 집 세입자는 사망한 상태여서 법정에 나오지 못했다.

다만 윤씨가 알고 지내던 지인 1명과 사촌 누나는 각각 증인으로 출석해 사건 당시 상황을 증언했다.

국가기록원 나라기록관에 보관돼 있던 사건 현장의 체모 2점에 대한 감정 결과는 아직 나오지 않았다.

체모 감정 결과는 이춘재 8차 사건의 진범을 밝히기 위한 핵심 절차로, 다음 4차 공판이 열릴 내달 11일에는 결과가 나올 것으로 전망된다.

이춘재 8차 사건은 1988년 9월 16일 경기도 화성군 태안읍 진안리에서 박양이 성폭행당한 뒤 살해당한 사건을 지칭한다.

이듬해 7월 범인으로 검거된 윤씨는 1심에서 무기징역을 선고받고 상소하면서 "경찰의 강압 수사로 허위 자백을 했다"고 혐의를 부인했으나, 2심과 3심 재판부는 이를 모두 기각했다.

20년을 복역하고 2009년 가석방된 윤씨는 이춘재의 8차 사건 범행 자백 이후인 지난해 11월 법원에 재심을 청구했고, 법원은 지난 1월 이를 받아들여 재심 개시 결정을 내렸다.

이춘재 8차 사건 유족, 재심 증인 출석요구 불응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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