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무부의 상법개정안에 포함된 다중대표소송제와 관련해 학계에서 이견을 보였다.

미래통합당 윤창현 의원과 한국기업법연구소가 16일 전국경제인연합회(전경련) 컨퍼런스센터에서 개최한 상법개정안 토론회에서 발제자로 나선 권재열 경희대 법학전문대학원 원장은 다중대표소송제가 모회사와 자회사 간 이익 충돌로 이어질 수 있다고 주장했다.

다중대표소송제는 모회사 주주가 자회사 이사를 상대로 법적 책임을 물을 수 있게 한 제도로, 법무부가 입법예고한 상법개정안에 포함돼 있다.

권 원장은 "한국은 미국과 달리 모회사와 자회사의 동시 상장을 허용하고 있다"며 "다중대표소송제는 모회사의 주주에게 자회사 주주의 이해관계를 무시해 버릴 수 있는 권한을 부여한 것이나 마찬가지"라고 말했다.

토론자로 나선 신현한 연세대 경영학과 교수도 다중대표소송제가 기업에 별다른 이익을 주지 못한다고 주장했다.

1989년부터 2005년까지 미국 23개 주에서 '다중대표소송을 어렵게 하는 법률(Universal Demand Law)'을 도입했는데 이후 외부 투자자의 경영 개입 가능성이 줄어 기업 혁신에 도움이 됐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양만식 단국대 법과대학장은 다중대표소송제 도입을 환영했다.

"모회사의 주주가 직접 자회사의 이사에 대한 책임 추궁을 인정하는 것은 커다란 진전"이라며 "모자회사 관계에서는 주주에 의한 기업 통치가 어렵다는 문제점을 해소하고, 지배구조를 건전하게 만든다"고 주장했다.

다만 양 학장은 소송 남발에 따른 리스크는 없는지를 살펴봐야 한다고 밝혔다.

법무부의 이혜미 상사법무과 검사도 "다중대표소송제는 소수 주주의 경영감독권을 강화해 대주주의 사익 추구를 막는 효과가 있다"고 주장했다.

토론회에서는 상법개정안에 포함된 감사위원 분리 선출과 관련해서도 다른 의견들이 나왔다.

권 원장은 기관투자자에게 감사위원 선임권을 넘기는 것과 다를 바 없다며 반대 입장을 밝힌 반면 이혜미 검사는 감사위원의 독립성 확보를 위해 분리 선출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다중대표소송제는 기업에 도움 안 돼" vs "대주주 사익 방지"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