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국 가고 싶어도…" 코로나에 실직 외국인 노동자 '사면초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실직한 외국인 노동자가 항공편이 없어 본국으로 돌아가지 못하고 불법체류자로 전락해 대책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15일 경남이주민센터와 경남이주민연대는 성명서를 통해 정부와 주한대사관에 이주민 노동자를 위한 귀국 항공편을 확대해줄 것을 촉구했다.

단체에 따르면 코로나19 여파로 실직한 외국인 노동자가 귀국 항공편을 구하지 못하는 데다 일자리를 다시 구할 수 없어 생활고에 시달리는 사례가 늘고 있다.

지난달 경기도에서는 네팔 출신 외국인 노동자 A씨가 코로나19로 일자리를 잃고 노숙 생활을 전전하다 택시강도로 돌변하기도 했다.

A씨는 마지막으로 받은 임금 대부분을 본국의 가족에게 보낸 뒤 굶주림에 시달리다 비행기 삯이 필요하다는 생각에 범죄를 감행했다고 진술했다.

예술흥행 체류(E-6) 자격으로 입국한 뒤 호텔, 클럽 등에서 공연을 하다 이후 코로나19 여파로 지난 3월 일자리를 잃은 한 외국인 노동자 무리는 대사관에 항공편 마련을 요청했지만, 여전히 비행기를 타지 못했다.

대기 인원이 워낙 많아 항공편 제공까지 시간이 꽤 걸린다는 것이 대사관의 설명이다.

그 사이 생활고에 시달리기 시작한 이들은 연주하던 악기를 놓고 농촌으로 가 농기구를 집는 등 어려움을 겪고 있다.

경남이주민센터 등은 항공편 마련이 어려워 부득이한 체류가 지속할 경우 이들에게 일시 취업이 가능한 특별 체류 자격이라도 부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단체는 "위기 이주민에게 긴급 재난 지원책을 마련해 최소한 생활이 가능하도록 지원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