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정상 원격 정상회담 열고 리비아 문제 집중논의
푸틴 방러 요청에 마크롱 수락…연내 방문할 듯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의 26일(현지시간) 화상 정상회담에서 푸틴의 러시아 방문 요청을 수락했다.

AFP통신에 따르면 이날 마크롱과 푸틴은 두 시간가량 원격 정상회담을 했다.

엘리제궁 관계자는 푸틴 대통령이 마크롱 대통령에게 러시아 방문을 요청했고, 마크롱이 이를 수락했다고 전했다.

마크롱의 구체적인 방러 일정은 아직 정해지지 않았으나 올해가 가기 전에 이뤄질 것으로 전망된다.

마크롱은 당초 지난달 9일 러시아의 2차 세계대전 승전 75주년 기념식 참석차 모스크바를 방문할 예정이었으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일정이 취소됐다.

두 정상의 원격회담은 작년 8월 마크롱이 푸틴을 파리로 초청해 유럽과 러시아가 다시 예전과 같은 관계로 돌아갈 수 있기를 바란다는 뜻을 전달한 이후 약 10개월 만에 열린 것이다.

두 정상은 이날 내전으로 몸살을 앓고 있는 리비아 문제를 집중적으로 논의했다.

엘리제궁 당국자는 마크롱 대통령이 푸틴에게 "양국은 리비아의 안정화와 통합이라는 공통의 이해관계를 갖고 있으며 프랑스는 러시아와 함께 여러 주제에서 논의의 진전을 이룰 것으로 믿는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마크롱은 특히 리비아에서 터키가 영향력을 확대하는 것에 대한 우려를 러시아에 전달한 것으로 전해졌다.

푸틴 방러 요청에 마크롱 수락…연내 방문할 듯
리비아는 2011년 '아랍의 봄' 민중 봉기의 여파로 무아마르 카다피 정권이 무너진 후 서부를 통제하는 리비아통합정부(GNA)와 군벌 칼리파 하프타르 사령관이 이끄는 리비아국민군(LNA)으로 양분돼 내전을 벌이고 있다.

유엔이 인정한 합법 정부인 GNA는 터키와 카타르의 도움을 받고 있으며, 동부 유전지대를 차지한 LNA는 사우디아라비아, 아랍에미리트(UAE), 이집트, 러시아 등의 지원을 받고 있다.

프랑스도 LNA 쪽에 선 것으로 관측되고 있지만, 프랑스는 공식적으로는 계속 부인하고 있다.

마크롱은 이날 회담에서 푸틴에게 리비아에 외세가 개입하는 것에 대해 우려를 표하고 푸틴의 측근이 운영하는 것으로 알려진 러시아의 사설보안업체 '와그너그룹'의 용병들도 거론했다고 AFP통신은 전했다.

와그너그룹은 하프타르 사령관 측을 돕는 것으로 전해졌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