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역당국, 소독법 안내…"소독제 속 유해성분은 주의해야"

방역당국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예방을 위해 집안과 시설을 소독할 때, 소독제를 분사하지 말고 천에 묻혀 물체 표면을 닦아낼 것을 권했다.

또 소독제 속에 유해한 성분이 있는 만큼 취급 전 반드시 개인보호구를 착용하고, 노약자들이 이용하는 시설에서 소독제를 쓸 때는 잔여물을 꼼꼼히 닦아내야 한다며 주의를 당부했다.

중앙방역대책본부(방대본)는 26일 이 같은 내용의 소독법을 안내했다.

코로나19 바이러스는 주로 침방울을 통해 전파되지만, 바이러스에 감염된 사람의 침방울이 묻은 물체를 손으로 만졌다면 이후 눈이나 코, 입을 통해서도 전파될 수 있기 때문에 손이 많이 닿는 물체를 소독하는 것이 감염병 예방에 효과적이다.

코로나19 바이러스는 여러 가지 금속 중 구리에서는 최대 4시간, 골판지·천·나무에선 1일간, 유리에선 2일간, 스테인리스 스틸·플라스틱에선 4일간 살 수 있다고 보고됐다.

"소독제 분사 말고 천에 묻혀 닦아야"…코로나19 소독 이렇게(종합)
◇ 소독제 분사·분무 시 바이러스 확산·약품 흡입 우려
방대본은 소독제를 천이나 종이타월 등에 적신 뒤 시설 내 문손잡이, 난간, 문고리, 조명 스위치 등 사람들의 손이 자주 닿는 물체의 표면을 반복적으로 닦아야 한다고 안내했다.

화장실의 경우에도 수도꼭지와 문고리, 변기 덮개, 욕조 등을 닦아내야 한다.

소독한 뒤에는 깨끗한 물을 적신 천으로 다시 표면을 닦아내 남아 있는 소독제를 제거해야 한다.

소독제로는 희석한 차아염소산나트륨(가정용 락스)이 알맞다.

또는 초록누리(ecolife.me.go.kr) 공지사항에서 환경부가 승인한 제품 중 적절한 소독제를 찾으면 된다.

방역당국은 소독제를 분사·분무하는 방식은 권장하지 않는다.

분무·분사 방식을 쓰면 표면에 소독제가 닿는 범위가 분명하지 않아 소독 효과가 오히려 떨어지고 사람이 소독제나 물체 표면에 붙어있던 바이러스를 흡입할 위험도 있다.

이에 세계보건기구(WHO) 역시 분무 소독이 아니라 표면을 닦아내는 방식의 소독법을 권한다.

도로나 길가 등 공기 중에 소독제를 뿌리는 것도 효과가 입증되지 않았고, 건강 문제와 환경 문제를 유발할 수 있으므로 자제해야 한다고 방역당국은 지적했다.

또 소독할 때 일회용 라텍스 장갑, 고무장갑 등 방수용 장갑과 보건용 마스크 등의 개인 보호구를 착용해야 한다.

소독을 마친 뒤에는 비누와 물로 손을 씻고, 샤워한 뒤 옷을 갈아입어야 한다.

권명희 국립환경과학원 화학물질연구과장은 이날 충북 오송 질병관리본부에서 열린 정례 브리핑에서 "살균·소독제는 세균, 바이러스 등을 제거하기 위한 성분(살생물)이 들어있으므로 인체 및 환경에 대한 독성이 있다"면서 "그럼에도 감염병에 의한 위험이 더 크기 때문에 소독제를 쓰는 것이므로 주의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 대규모 사업장에선 손 많이 닿는 부분부터·음식점서는 소독 전 청소
방역당국은 어린이와 노인의 경우 유해물질에 취약하기 때문에 어린이집과 학교, 노인정 등에서는 소독에 더욱 유의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우선 노약자가 소독제 성분을 흡입하거나 만지지 않도록 해야 하고, 소독 후에는 소독제 잔여물을 꼼꼼히 닦아내는 한편 약품 냄새가 제거되도록 충분히 환기해야 한다.

한편 물류센터처럼 사업장 규모가 커서 전체를 소독하기 어려운 경우에는 사람들이 가장 많이 사용하는 부분을 중심으로 우선순위를 정하고, 정기적으로 소독을 해야 한다.

최근 확진자가 많이 발생한 식당이나 주점에서는 소독 효과를 높일 수 있게 소독 전 청소를 해서 이물질을 없애는 것이 좋다.

음식점에서도 고객들이 많이 이용하는 물건을 위주로 소독하고, 분사·분무 소독을 하는 경우에는 수저나 그릇 등에 소독체가 묻을 수 있으니 유의해야 한다.

작업복 등의 의류는 살균제로 소독할 필요는 없다는 게 전문가의 설명이다.

한수하 순천향대 교수는 이날 브리핑에서 옷으로 인한 전파는 흔하지 않다고 언급하면서 "일상적인 생활에서는 살균제를 뿌려 소독할 필요는 없다.

옷은 세탁을 하면 되고, 닦는 재질이라면 소독티슈로 닦아서 관리해 주시면 된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