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트윗→법무부 감형지시' 담당 검사 증언
"심한 압력 있었다 들어" 미 하원 청문회 앞두고 답변서
"'러시아 스캔들' 트럼프 측근 수사 때 특별대우 받았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러시아 스캔들' 수사 당시 측근의 구형량을 낮추라는 법무부 윗선의 압력이 있었다는 증언이 검찰 내부에서 나왔다.

2016년 미국 대선을 앞두고 트럼프 대통령의 '비선 참모'로 활동한 로저 스톤을 조사했던 에런 젤렌스키 검사는 24일(현지시간) 열리는 미 하원 법사위원회 청문회를 앞두고 이러한 답변서를 제출했다고 AP, 블룸버그 통신 등이 23일 전했다.

젤렌스키 검사는 "로저 스톤이 대통령과의 관계 때문에 다른 피고인들과 다르게 대우받고 있다는 말을 반복적으로 들었다"며 "이러한 압력 때문에 기존 구형을 철회하는 사실상 전례 없는 결정을 했다"고 밝혔다.

그는 당시 스톤 수사를 이끌었던 티모시 셰이 검사장에게서 "스톤에게 선처를 베풀라는 심한 압력을 법무부 최고위층으로부터 받고 있었다는 말을 들었다"고도 증언했다.

젤렌스키 검사는 아울러 이름을 밝히지 않은 상관으로부터 "자신의 지시에는 정치적인 이유가 있다"는 이야기를 들었으며 그 역시 "이것이 비윤리적이고 잘못된 것이라는 데 동의했다"고 주장했다.

"'러시아 스캔들' 트럼프 측근 수사 때 특별대우 받았다"
로버트 뮬러 특별검사팀은 위증, 조사방해, 목격자 매수 등의 7가지 혐의로 기소한 스톤에게 지난 2월 징역 7∼9년을 구형했으나, 윌리엄 바 법무부 장관 지시로 형량을 3∼4년으로 낮췄다.

법무부의 이런 조치는 트럼프 대통령이 트위터에 "매우 끔찍하고 불공정하다"며 "오심을 용인할 수 없다"는 글을 올리고 몇시간 지나지 않아 나왔다.

이에 반발한 담당 검사 4명은 전원 사임했다.

스톤은 1심에서 40개월의 징역형을 선고받고 이달 30일부터 복역할 예정이지만 고령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등을 이유로 입소를 두 달 미뤄 달라고 요청한 상태다.

스톤은 "증인을 괴롭히고 협박하는 게 검찰의 전공 아니냐"며 "바 장관이나 셰이 검사장이 압력을 받았다는 실제 증거가 없고, 내 형량을 낮추라고 이야기한 사람의 이름을 대지 않고 있다"고 젤렌스키 검사의 증언을 반박했다.

법무부 케리 쿠펙 대변인은 바 장관이 셰아 당시 검사장에게 판결은 법원 재량에 맡겨두라고 지시했으며, 애초 검찰 구형보다 눈에 띄게 짧은 형을 선고한 것은 법원의 결정이었다고 설명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