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성·투명성 확보에 방역 부담까지…고1은 등교 1주일 만에 시험
"시험 범위·난이도 조정 어려움, 일부 학교 시험과목 축소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늦춰진 경기지역 고등학교의 올해 첫 내신 지필평가(중간고사)가 10일을 전후로 일제히 시작된다.

고3학년의 경우 등교 3주만에, 고1학년은 등교 1주만에 치르는 내신평가다.

학교들은 지필 평가가 대입에 직결되다 보니 평소에도 시험의 공정성과 투명성에 만전을 기하는데, 올해는 감염병 방역 상황까지 더해져 잔뜩 긴장하고 있다.

경기지역 고교 10일부터 중간고사…첫 내신평가 앞두고 '긴장'
고1∼3학년 중간고사가 10일부터 시작하는 경기도 용인 A고교는 시험 기간 학생 밀집도를 평소보다 더 낮추고 방역도 강화하기로 했다.

우선 시험 당일 아침부터 오후까지 고3-고2-고1 순으로 순차 평가한다.

시험 전 감독 교사 입실을 알리는 예비령도 평소보다 앞당겨 휴대전화 수거, 책상 소독, 발열 체크하는 시간을 충분히 확보했다.

쉬는 시간도 기존 10∼15분에서 20∼30분까지 늘려 학생들이 생활 속 거리를 유지한 채 화장실 등을 이용할 수 있는 여유를 주기로 했다.

이 때문에 점심시간 이전에 끝나던 중간고사가 올해는 오후 늦게까지 진행될 예정이다.

7일 A고교 교무부장은 연합뉴스와의 전화통화에서 "보통 학교들은 투명성, 신뢰성, 공정성에 주안점을 두고 지필 평가를 준비해 모든 게 부담스럽다"며 "올해는 여기에다 학생 안전까지 덧붙여진 상황이다 보니 시험 기간 중 돌발상황이 생기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이 크다"고 말했다.

인근의 B고교도 10일부터 16일까지 주말을 제외한 5일간 중간고사를 치른다.

오전엔 1·3학년이 시험을 보고 난 뒤 학생들이 모두 하교하면 오후 1시 20분부터 4시 10분까지는 고 2학년이 시험을 본다.

경기지역 고교 10일부터 중간고사…첫 내신평가 앞두고 '긴장'
감독관도 종전 실당 1명에서 2명으로 늘려 돌발상황에 대비하도록 했다.

만약의 경우에 대비해 격리 시험실도 여러 곳 마련할 계획이다.

아무래도 등교수업일이 부족하다보니 학교들은 시험 범위나 난이도를 조정하는 데 어려움을 겪었다.

A고교의 경우 14과목을 치르는 고3과 달리 고1은 국어, 영어, 수학, 과학 4과목만 시험 볼 예정이다.

등교한 지 1주일밖에 되지 않은 시점이다 보니 부득이 필수과목만이라도 시험을 볼 수 있도록 한 것이다.

B고교도 이번 중간고사에서 방역만큼이나 신경 쓴 부분이 '난이도'라고 했다.

B고교 교무부장은 "원격수업일이 많았기 때문에 아무래도 '중간고사는 쉽고 기말고사는 어려울 것'이라는 생각을 쉽게 할 텐데 이렇게 되면 시험의 신뢰도나 변별력이 떨어질 수 있다"며 "각 과목 교사들에게 중간·기말고사의 난이도 차이가 크지 않도록 신경 써달라고 당부했다"고 설명했다.

무엇보다 학생들은 절대적으로 줄어든 수업 시간에 불안함을 내비쳤다.

남양주에 거주하는 한 고교생은 "그나마 지필 평가를 중간, 기말 두 번 다 보게 돼 다행"이라면서도 "개학 후 여러모로 정신이 없었고 수업 시간과 시험을 준비할 시간이 엄청나게 줄어 걱정된다"고 말했다.

기말고사 직후인 18일 치러지는 한국교육과정평가원 주관 고3 전국연합학력평가도 큰 부담이다.

고3 자녀를 둔 한 학부모는 "6월 학력평가는 재수생도 참여하기 때문에 실제 아이의 위치를 비교적 정확히 확인해볼 수 있는 수능 모의평가라 아주 중요한데, 기말고사가 끝나자마자 봐야 하니 아이가 힘들어한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