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1∼4월 586건에 총 피해액 95억원…건당 평균 피해액 증가
코로나19 사태에도 서민 울리는 보이스피싱 기승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속에서도 보이스피싱(전화금융사기) 범죄가 여전히 기승을 부리고 있다.

특히 서민을 위한 금융상품이라며 접근해 돈을 가로채는 사례도 잇따르고 있다.

29일 인천지방경찰청에 따르면 버스 운전기사 A(42)씨는 최근 서민 지원 정책에 따라 저금리로 '대환대출'을 해준다는 꼬임에 넘어갔다.

대환대출은 금융기관에서 대출을 받아 기존 대출금이나 연체금을 갚는 것이다.

보통 대환대출을 이용한 사기는 기존 대출금 일부를 먼저 상환해야 한다며 현금을 요구하는 경우가 많다.

A씨는 이달 10∼12일 사이 은행 직원을 사칭한 보이스피싱 조직원에게 대환대출을 위한 기존 대출상환금 명목으로 3차례에 걸쳐 5천여만원을 현금으로 건넸다.

미추홀구에 사는 B(40)씨도 이달 12일 비슷한 수법에 속아 넘어가 현금 900만원을 보이스피싱 조직원에게 전달했다.

이들 모두 최근 코로나19로 인한 가계 부담을 덜겠다는 생각이 앞서 보이스피싱을 의심하지 못했다.

결국 A씨와 B씨 모두 대환대출을 받지 못했고 조직원들에게 건넨 돈도 날렸다.

올해 1월부터 지난달까지 4개월 동안 인천에서 발생한 보이스피싱 관련 범죄는 모두 586건으로 총 피해액은 95억원에 달했다.

사건당 평균 피해액은 1천600만원으로 전년도 같은 기간과 비교해 170만원가량 늘었다.

경찰 관계자는 "경제적으로 형편이 어려운 상황에서 절박한 마음에 사기라는 것을 인식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며 "보이스피싱 범죄로 가정이 파탄 나고 서민들이 더 힘들어 한다"고 말했다.

카카오톡 등을 이용한 메신저 피싱 신고도 꾸준히 경찰에 신고되고 있다.

연수구에 사는 C(36)씨는 자신의 가족사진을 프로필로 설정한 누군가가 부모님에게 접근해 3천만원을 요구했다는 사실을 알고 경찰에 신고했다.

C씨는 "나를 사칭하면서 아버지한테는 '전화가 고장 났으니 메시지로 연락을 하자'고 유도했다"며 "다행히 부모님과 연락이 닿아 피해를 막을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경찰 관계자는 "전화 통화로 돈 이체를 요구하거나 문자로 모르는 인터넷주소(URL) 링크를 보내면 무조건 의심해봐야 한다"며 "안타까운 피해가 발생하지 않도록 각별히 주의해달라"고 당부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