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치원·초등 1·2학년 등 2차 등교…교내 거리 두기 '안간힘'
전국서 561개교 등교 연기…돌봄 지원인력 확진 판정에 학생 귀가한 곳도
"걱정돼 데리러 왔어요" 학부모로 장사진 이룬 하굣길
2차 등교 수업 첫날인 27일 전국 초·중·고등학교와 유치원에 아이를 보낸 부모들은 하교 시각이 다가와서야 잔뜩 조였던 긴장의 끈을 푸는 모습이었다.

낮 12시 40분께 수업이 끝난 부산 동구 수정초 앞은 일찌감치 아이를 마중 나온 학부모 50여명이 장사진을 이뤘다.

학부모들은 3개월 가까이 '집콕' 생활을 하다 첫 등굣길에 나선 자녀를 저마다 초조하게 기다렸다.

2학년생 자녀를 둔 한 부모는 "1학년 때도 애들 데리러 오지 않았는데 올해는 감염 때문에 걱정이 많아 직접 데리러 나왔다"고 말했다.

곁에서 1학년 자녀를 기다리던 이모(46) 씨는 "다른 지역이긴 하지만 초등생 확진자도 나오고 괴질 의심자도 있어 걱정될 수밖에 없다"며 "1학년은 학교생활도 처음이고 선생님도 적응할 시간이 필요한 것 같다"고 우려했다.

이날 광주 서구 치평초 앞에도 하교 시각에 맞춰 나온 학부모들이 저마다 목을 길게 빼고 자녀가 나오기만을 기다렸다.

첫 등교를 무사히 마친 초등 1∼2학년 어린이들이 밝은 표정으로 나오자 학부모들은 그제야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혹여나 답답하다고 마스크를 벗고 있지는 않았을지, 점심 식사는 제대로 했을지 걱정만 줄줄이 이어진 하루였다.

"걱정돼 데리러 왔어요" 학부모로 장사진 이룬 하굣길
다행히 아이들은 선생님의 안내를 받아 차분히 교실에서 나오면서도 마스크를 벗지 않고 간격을 유지하는 등 방역 지침을 잘 따랐다.

초등학교 1학년 딸에게 꽃다발을 건네며 등교를 축하해 준 한병주(39) 씨는 "코로나19도 걱정이지만 아무래도 아이가 학교에서 잘 적응했을지 걱정이 됐다"며 "첫 등교를 한 아이가 대견스럽다"고 말했다.

각 학교는 점심시간부터 쉬는 시간까지 '거리 두기'에 온 신경을 집중했지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세에 불안감은 여전했다.

강원 춘천 금병초는 아이들이 거리 두기를 잘 지킬 수 있도록 급식 시간에도 철저히 방역 지침을 따랐다.

정오가 되자 1학년 어린이들은 앞뒤로 거리를 띄운 채 줄지어 급식실로 향했다.

이후에는 각자 수돗가에서 손을 씻고 칸막이가 마련된 식탁에 떨어져 앉았다.

이날 2학년 학생들은 선생님들이 가져다준 도시락을 교실에서 먹었다.

역시 거리 두기를 지키기 위해 벽을 보고 밥을 먹는 모습이었다.

1학년 박준영(7)군은 "원래 더 빨리 학교 와서 배우고 싶었는데 늦어서 아쉽지만, 선생님이랑 친구들 만나서 너무 좋다"며 "밥이 조금 매웠지만 맛있게 먹었다"고 말했다.

"걱정돼 데리러 왔어요" 학부모로 장사진 이룬 하굣길
부산 수정초 역시 학교 자체가 처음인 1학년생들에게 마스크 쓰기와 손 씻기 교육을 하느라 교사들이 분주하게 움직였다.

이날 오전 11시 30분께 기다리던 점심시간이 시작되자 1학년과 2학년 학생들은 시차를 두고 식당으로 향했다.

저마다 마스크를 쓴 학생들은 얌전히 배식을 받고는 옆 사람과 거리를 두고 가림막이 쳐진 자리에 앉았다.

아이들은 학교에서 나눠 준 비닐 팩에 마스크를 넣은 다음 담임 교사의 지도 아래 차분하게 식사를 마쳤다.

이날 오전에는 쿠팡 부천물류센터발 추가 확진자가 30명을 훌쩍 넘기면서 이와 관련된 학교에서 수업 중 아이들을 귀가시키는 상황도 빚어졌다.

인천 동구 만석초는 쿠팡 부천 물류센터에서 일한 뒤 확진 판정을 받은 30대 여성이 돌봄교실에서 일했던 사실을 파악하고 1∼2학년생을 모두 귀가시켰다.

이 확진자는 이달 21∼22일 만석초에서 긴급돌봄교실 지원 인력으로 근무한 것으로 파악됐다.

이날은 20일부터 등교한 고3을 포함해 고2·중3·초1∼2·유치원생 등 전국에서 최대 281만명이 등교할 예정이었다.

그러나 쿠팡 물류센터 집단 감염이 발생한 부천 251개교를 포함해 경북·구미시 181개교, 서울 111개교 등 561개교가 코로나19 확산 우려로 등교를 연기했다.

(양지웅 천정인 조정호 최은지 기자)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