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교시설 예배도 여전히 '조심조심'…발열 체크하고 인원 제한도
흐린 날씨·코로나19 속 주말…거리는 한산한데 실내는 북적
아침까지 비가 내린 24일, 서울의 거리는 한산했지만 카페 등 실내 공간은 손님들로 북적였다.

코로나19 사태에 따른 생활속 거리두기 차원에서 주말에 불필요한 외출이나 모임을 꺼리고 집에 머무르는 이들이 많았고, 일단 외출한 이들은 흐린 날씨 탓에 실내 공간에서 시간을 오래 보냈기 때문에 거리에는 사람이 많지 않았다.

새벽부터 이른 아침까지 내리던 비는 오전 9시를 전후로 그쳤으나, 계속 찌푸린 하늘을 보고는 집에서 우산을 챙겨 외출한 행인들이 대부분이었다.

서울 종로구 종각역 근처의 붐비는 카페에서 여자친구와 함께 유튜브 영상을 보던 대학생 이모(25)씨는 "날씨가 좋으면 청계천 근처를 걸으며 산책하려고 했는데, 바람도 불고 공기가 습해서 카페로 들어왔다"며 "점심을 먹은 뒤에도 실내에서 주로 시간을 보낼 생각"이라고 말했다.

평소 젊은이들로 붐비던 혜화역 인근 대학로도 거리는 비교적 한산했으나 상점가와 카페 등 실내 공간에는 이용객이 많았다.

코로나19 사태가 이어지고 있어 행인 대부분은 마스크를 끼고 있었으나, 마스크를 턱 아래로 내리거나 아예 마스크를 쓰지 않은 경우도 종종 눈에 띄었다.

지인과 함께 대학로 거리를 걷던 직장인 장모(27)씨는 "얼마 전 이태원에서 코로나19 확진자가 다시 나왔다길래 아직도 외출하기 불안한 마음은 있다"며 "사람들이 너무 많은 곳에는 가지 않을 생각"이라고 말했다.

어린 두 자녀와 함께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 인근 카페를 찾은 주부 한모(40)씨는 "오랜만에 아이들 여름 옷도 장만할 겸 나왔는데, 코로나19 때문에 문을 닫은 가게들도 많고 아이들도 지루해해서 일찍 카페에 들어왔다"고 말했다.

일요일인 이날 서울 시내 대형 교회와 사찰 등에서는 종교 행사가 이어졌다.

최근 수도권 몇몇 교회를 중심으로 코로나19 소규모 집단감염이 발생한 탓인지 종교시설들은 방역에 많은 신경을 썼다.

여의도 순복음교회는 예배당 입장 인원을 제한한 가운데 이날 오전 7시부터 주일예배를 열었다.

마스크를 쓰고 발열 체크를 거친 신도들은 서로 일정 간격을 두고 예배당 회중석에 띄엄띄엄 착석했다.

유튜브로 중계된 온라인 예배에는 오전 11시 30분 기준 1천500명이 넘는 신도들이 몰렸다.

흐린 날씨·코로나19 속 주말…거리는 한산한데 실내는 북적
오전 10시께 종로구 조계사에도 법회에 참석하기 위한 신도들의 발걸음이 이어졌다.

참석자들은 체온을 재고 이름과 연락처를 기재한 뒤에야 대웅전에 들어갈 수 있었다.

간격을 띄워 준비된 자리는 법회 시작 10여분 전에 모두 채워졌으며, 입장하지 못한 이들은 대웅전 밖에 서서 법회를 들었다.

강남구 우리들교회는 이날도 세 차례의 주일예배를 온라인으로만 진행했다.

우리들교회 측은 '각자의 스마트폰을 통하지 말고 온 가족이 TV 앞에 함께 모여 예배드리기 바란다', '헌금은 계좌 이체로 부탁드린다' 등 코로나19 이후 달라진 '예배 에티켓'을 홈페이지에 공지했다.

김양재 담임목사는 "벌써 13주 넘게 여러분의 얼굴을 보지 못하니 그리운 마음이 가득하다"며 "국가적으로 힘들고 어려운 시기이니 교회와 나라, 고통받는 분들을 위해 기도하자"고 신도들에게 당부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