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사회 일각 "보존 가치 없고 후대에 부담" 철거 주장 여전

오랜 논쟁 끝에 보존 결정된 충북 충주의 옛 조선식산은행 충주지점 건물 보수공사가 다음 달 시작된다.

20일 충주시에 따르면 옛 조선식산은행 외형 보수공사를 위해 문화재청 설계 승인과 자체 일상감사를 거쳐 충북도 계약심사 절차를 밟고 있다.

'민족자본 수탈' 충주 옛 조선식산은행 내달부터 보수 공사
다음 달이면 시공사 선정에 이어 공사가 시작될 것으로 보인다.

시는 12억3천만원의 예산을 들여 벽체와 지붕 등을 원형에 가깝게 보수할 계획이다.

1933년 12월 건립된 성서동 조선식산은행은 한성농공은행 등 6개 은행을 합병해 설립한 기관으로, 동양척식주식회사와 함께 일제가 우리 민족자본을 수탈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했다.

2015년 시가 7억원에 매입하기 전까지는 개인 가구점으로 쓰였다.

'민족자본 수탈' 충주 옛 조선식산은행 내달부터 보수 공사
시는 애초 복원을 거쳐 근대문화전시관으로 활용할 목적이었으나 원형의 3분의 2 이상 훼손되고 구조상 안전 문제가 드러나자 2016년 11월 여론 수렴을 위한 주민공청회를 열었다.

공청회에서는 근대 건축물로서 가치가 높다는 복원 찬성 의견과 건물 훼손이 심해 복원이 무의미한 데다 일본의 식민역사라는 반대 의견이 맞섰다.

시가 문화재청 판단을 받아보기 위해 등록문화재 지정 신청을 했던 배경이다.

'민족자본 수탈' 충주 옛 조선식산은행 내달부터 보수 공사
시는 '등재 요건에 부합한다'는 문화재청 문화재위원회의 판단으로 2017년 5월 이 건물이 등록문화재 제683호로 지정되자 지붕 누수방지 조치, 노후 샛기둥·벽체 임시 보강 등 복원 준비 과정을 밟았다.

시의회는 지난해 말 "지배와 수탈의 도구로 사용된 곳은 침략과 수탈을 미화할 우려가 있는 만큼 등록문화재 해지 신청을 해야 한다"는 시민사회 일각의 발발 속에 보수공사 예산을 승인했다.

'민족자본 수탈' 충주 옛 조선식산은행 내달부터 보수 공사
'조선식산은행 건물 복원 반대 시민행동' 측은 "침략자가 남겨놓은 건물을 보존하는 것은 합당치 않으며 보존할 가치도 없는 데다 활용 폭도 좁아 후대에 부담만 주게 될 것"이라며 "보수공사 과정에서 대응할 것"이라고 밝혔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