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년전 학생시위 막다 숨진 전경 부모, 장학재단에 1억원 기부
23년 전에 의무경찰(당시 전투경찰)로 복무하며 학생 시위를 막다가 숨진 체대생의 부모가 저소득층 체대생 학업 지원에 써달라며 아들 이름으로 1억원을 기부했다.

어버이날인 8일 한국장학재단에 따르면, 전남대학교 체육학과에 다녔던 고(故) 유지웅 씨의 부모는 최근 유씨의 이름으로 재단에 1억원을 기부했다.

유씨 부모는 아들이 대학교 1학년 때 불의의 사고로 일찍 생을 마감했다며, 기부금을 저소득층 체육 계열 전공 대학생을 위해 써달라는 뜻을 밝혔다.

한국장학재단은 고인 이름을 따 '푸른등대 유지웅 기부장학금'을 신설하기로 했다.

재단은 매 학기 저소득층 체육 계열 전공 우수 대학생 5명을 선발해 생활비 200만원씩을 지원할 계획이다.

올해 7월부터 신청할 수 있다.

유씨 부모는 "아들의 못다 한 꿈을 장학생들이 대신 이뤄줬으면 한다"며 "돈이 없어 공부를 포기하는 체대생이 없었으면 하는 바람으로 기부했다"고 재단에 말했다.

이정우 재단 이사장은 "유족의 숭고한 뜻에 깊이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고 유지웅 씨는 1997년 6월 2일 경남지방경찰청 502전경대 소속 상경으로 복무하던 중에 한국대학총학생회연합(한총련)의 한양대 앞 시위 현장에서 숨졌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