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급 닷새 만에 94% 지급…상품권 가맹점 6천300곳서 사용 가능

"투표할때 처럼 신분증만 확인하고 바로 상품권을 받았어요"
전남 광양에 거주하는 시민 김모 씨는 최근 중마동의 한 아파트관리사무소에서 긴급재난생활비로 20만원이 찍힌 광양사랑상품권을 받았다.

김씨의 가족은 부인과 자녀 2명 등 4명으로 금액으로 치면 80만원에 달한다.

"신분증만 보여주면 바로 지급"…광양시 긴급재난생활비 '호응'
28일 광양시에 따르면 지난 22일부터 전 시민에게 긴급 재난생활비 20만원을 지급하기 시작했다.

5월 8일까지 읍면동 사무소를 방문해 상품권을 받을 수 있지만, 27일까지 광양 시민의 94%인 14만991명이 일찌감치 상품권을 받아 갔다.

상품권 지급 첫날인 22일에만 7만5천32명이 상품권을 받았다.

광양시는 인구가 밀집한 중마동과 광양읍, 광영동, 금호동에는 마을회관과 아파트 관리사무소 등 126곳에서 상품권을 지급했다.

상품권 지급을 위해 본청 직원 761명이 나흘간 투입돼 업무를 도왔다.

22일 오후 상품권 지급을 시작하면서 시민이 몰려 일부에서는 1시간가량 기다려야 상품권을 받을 수 있었지만, 큰 혼란은 없었다.

광양시는 상품권 지급을 위해 미리 주민등록 명부를 뽑아 준비했고, 투표를 할때 처럼 신분증만 확인하고 곧바로 상품권을 지급해 시간을 줄였다.

미리 명부를 준비해 신분증 확인에서 상품권 지급까지 1∼2분이 채 걸리지 않았다.

광양시의 인구는 15만770명이며, 이번 재난비로 들어간 돈은 304억원이다.

광양시의 재정자립도는 전남에서 여수(27%)에 이어 24.3%로 두 번째로 높다.

재정이 넉넉한 일부 지자체만의 선심성 돈 풀기라는 곱지 않은 시선도 혜택을 못 받는 지역 주민 사이에서 나온다.

광양시는 상품권 카드를 싸게 팔아 현금을 챙기는 '카드깡'을 막기 위해 신고포상제를 운영하는 한편, 적발되면 카드를 환수하고 과태료를 물리기로 했다.

광양시의 긴급 생활비 지원에 시민은 반기는 분위기다.

시민들이 상품권으로 음식점이나 마트 등에서 소비를 시작하면서 지역 경제도 조금씩 활력을 되찾는 분위기다.

중마동에서 식당을 하는 박모씨는 "코로나 이전보다는 못하지만, 상품권을 들고 회식을 하러 오시는 분들이 늘어나고 있다"며 "야간에 대리운전을 잡기 힘들다는 손님이 있을 정도로 소비가 늘어나는 것 같다"고 말했다.

광양시 공무원들은 상품권으로 지역 음식점에서 회식하는 등 소비 진작에 나서기로 했다.

광양시 관계자는 "아직 생활비 신청 기간이 많이 남아 이 추세라면 100% 지급될 것으로 보인다"며 "지역상품권에 가입된 업소가 6천300여곳에 이르는 만큼 지역 경제에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길 바란다"고 밝혔다.

/연합뉴스